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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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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원에 행복


BY 김효숙 2008-06-24

토요일만 되면 근처 우체국 앞에 옷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파는

길거리 옷가게가 있다

연변 아줌마와 난 토요일이 오면 좋아라 한다

바쁜 점심시간이 끝나고 부랴부랴 둘이 달리기를 하며 뛰어갔다.

이쁜 옷을 고르기 위해서다.

그녀는 나랑  쉬지말고 달리기로 뛰어가자고 하였다

요이 땅..................................

내가 저만치 뛰어가도 그녀는 한참 뒤에서 헉헉 거리고 뛰어온다

내가 그녀보다 열살은 더먹었는데 내가 더 잘뛴다

난 뛰면서 속으로 기분이 좋았다

아직은 건강하구나

아직은 살아갈 힘이 나는구나 하고 말이다.

 

옷가게에 도착해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바지 둘 바바리 한개 그리고 스웨터 세개

다 합해서 이만원이다.

그이한테 만원달래서 바지 두개만 사려고 하였다

주방에 아줌마는 옷사고 오는길에 둔촌시장에 가서 무우 장아찌

하나만 사달라고 내게 만원을 맡겼다.

난 그 돈까지 다해서 이만원에 옷을 여섯개를 샀다.

무우장아찌도 못 사고 그녀와 함께 옷을 들고 골목길을 걸었다

연변 아줌마는 깔깔대고 웃으면서 내게 말한다

사모님 ! 우리 홈쇼핑에 중독되겠어요 한다

난 그말을 듣고 걷지도 못하고 웃음보가 터져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웃었다

홈쇼핑이 아니라 길거리 쇼핑이다

이 얼마나 행복하니 이만원에 옷 여섯개 너는 열개....................

이 얼마나 소박한 행복이니 순복아............................

둘이는 골목길에 행복한 웃음을 뿌려놓으며 걸어왔다.

비싼 옷은 아니더라도 깨끗한 옷이니 감사하다

얼마나 좋아서 웃었는지 이백미터 되는 거리가 이십미터처럼 느껴졌다

 

가게에 오니 기다리던 아줌마 둘이는  호기심 만발이다

무얼샀냐며 ..궁굼해 한다

내  장아찌 어디있냐며  내놓으라 한다

장아찌 살 값까지 다 써서 없다했더니 깔깔대고 웃는다

그녀는 다시 돈을 꺼내가지고 자전거를 타고 장아찌 사러 갔다

우리 둘이는 옷을 꺼내 입어보면서 웃었다

참 이쁘다. 어쩜 그리도 잘 맞을까....... 참 이쁘다 그치?

아줌마 셋이서 웃는다.

사모님이나 종업원이나 다 가난한자의 기쁨으로 웃는다

값비싼 옷이 아니더라도 우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어본다.

오늘 저녁시간엔 손님이 많이와도 피곤하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고

신나서 일을 할것이다

 

만원이 주는 행복에 젖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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