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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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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꼭 감아봐요


BY 김효숙 2008-03-16

나이를 먹어도 생일날이 되면  축하를 받고 싶은것이

사람에 마음인가보다.

미역국을 끓인다는 것이 쑥스러우면서도 낮에 여고 동창들이 온다고 해서

조금 끓였다. 동생이 온다고 해서 엄마 마음으로 미역국 조금 싸주고 싶어서

끓였다. 친구 정순이가 케잌을 사 들고 왔다.

엊그제 친구가 사 가지고 온 어성초 연보라색꽃이 환하게 피었다.

친구들과  낮에 모임겸 생일 축하 케잌을 잘랐다.

그런데 한 친구는 케잌에 하나에 촛불을 켰다

다시 태어나라고 한것일까

혼자 웃으며 나 한살로 돌아갈까? 했다

함께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는데 기분이 좋았다

오랜 세월이지나도 친구들은 늘 그자리에서 나를 바라본다

그 맘이 좋다

그 무엇으로도 바꿀수 없는 친구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욱 귀함을 느껴본다.

저녁시간 가게 처음 시작할때 아줌마가 생일 축하해 준다고 찾아와주었다

착하고 이쁜이.. 늘 언니처럼 날 찾아와 잊지안하고 축하해 주는 그맘이 참 고맙다..

저녁시간 군에 가 있는 막내아들이 밀양에서 전화가 왔다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힘이 없다

몇시간을 순찰을 돌다가 들어가는 길에 전화를 했는지 힘이 없다

엄마 오늘 생신 축하드려요!  음력인 생일을 잊지않고 기억해 주는 아들이 고맙다..

큰아들은 잊었나. 맘속으로 궁굼해진다

가족이라는 이름이라서 그런가보다

몇번 전화번호를 누르려다 그만두었다.

늦은 저녁시간  집에 와 있다고 전화가 왔다.

저녁먹으로 나오라하니 친구들과 먹었다며 피곤해서 집에 있겠다고 한다.

그래.. 이따 만나자

큰아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하루일과를 끝마치고 집에 오는데 아들이 피자를 먹고 싶다고 한다

들어오는길에 피자를 사 가지고 왔다.

아들은 벌써 아래층에 내려와 기다린다.

내 짐을 받아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착한 아들. 생각만해도 입가에 미소가 도는 우리 큰아들이다.

집에 들어오니 짐을 내려놓고 엄마 뽀뽀하고 입맞춤을 해준다.

온몸에 피로가 다 풀리는것 같다.

 

피자 박스를 풀으려는 순간

내 뒤에서 아들은 내 두눈을 감기더니 자기 방으로 안내한다

엄마 ! 두눈을 꼭 감으세요

뜨라고 하면 눈을 뜨세요 한다..

아들은 뒤에서...... 우리 엄마 우리엄마. 하고 내 등을 떠민다.

몇발자욱도 안되는거실에서 아들방에 거리가 꽃구름위를 거니는것처럼

기분이 붕 떴다.

" 쨘 "  하이얀 쇼핑백을 엄마손에 쥐어주며

엄마 ! 이거 바르고 이뻐지세요.

랑콤화장품이다.

늘상 하는말이 대학졸업해서 우리엄마 얼굴에 잡티를 제거해주겠다고

말하던 아들이 용돈 모아 그 비싼 랑콤화장품을 사온것이다.

십이만원이다.

학생이 무슨돈이 있을까

아빠한테 타서 쓰는 용돈을 아껴 그 비싼 화장품을 엄마에 생일선물로 해준

맘깊은 아들..... 그맘이 고맙고 감사했다.

엄마 ! 내가 잘해드릴께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한다.

눈물이 핑 돈다

부자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맘 헤아려주는 사랑하는 아들이 있어 든든하다

비록 작은 내 보금자리이지만  오늘은 푸른 초원처럼 넓고 행복하게 느껴지는

우리 집이다 . 든든한 아들이 있어  감사하고 행복하다

언제나 남을 헤아리는 그 깊은 생각이 이쁘다

 

난 말했다

아들아 ! 우린 행복하게 잘살거야

오늘을 열심히 감사하게 살다보면 살아온 날들이  아름답고 행복했다고

말할수 있을거란다..

 

따끈한 피자를 아들과 둘이 먹으며 하하 웃었다

내 생일이 지나간다.

미국에서 축하한다고 전화한 사랑하는 친구에게도 고마운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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