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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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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에 행복


BY 김효숙 2008-02-25

때르릉  주일날 남편은 등산을 가고.. 혼자 쉬고 있는데

친구가 전화가 왔다.

목욕가자.. 친구와 우리 남편은  가까운 일자산으로 등산을 갔다

집에 남은 우리들은 목욕을 가기로 했다

얼른 옷을 챙겨 입고 목욕 도구들을 어디에 가져갈까 생각하다가

엊그제 출근길 버스타고  가게로 가다가 버스 정류장에

펼쳐 놓은 중고 가방들을 보았다.

딱히 필요한것은 없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으로 코디한 가방이

눈에 띄었다. 얼마냐고 하니까 만원이랜다

그래. 중고라 만원인가 보다.

만원을 주고 가방을 샀다.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이라 좋았다.

아줌마가 담아주는 검은 봉지안에  가방은 연실 웃어대고 있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봄나들이 가면 이쁜 가방을 들고 봄기운을 내야지.

혼자 생각을 하였다.

가게로 오면서도 혼자 기분이 좋아 웃었는데..

난 오늘 그 가방에 목욕 도구들을 넣고 배불려 들고 나갔다

훈훈한 봄바람이 옷깃 속을 파고든다.

산길옆을 걸으며 가방을 들어서 요리조리 보았다

너무 이뻐서 혼자 웃었다

만원주고 산 가방이 이뻐서 혼자 웃었다

피식..

중고면 어떠랴 내가 좋아하면 그만이지...

만원이 주는 행복한 웃음은  빈 나뭇가지 가득한 겨울산에 메아리쳤다.

행.. 복... 해... 요?

그래 행복은  비싼 가방을 들어서만도 아니야

내가 좋아하고 내가 만족하고 내가 기뻐할수 있는것이면 족하지..

난 혼자 산길옆을 걸어가며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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