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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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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면


BY 김효숙 2007-09-18

늦은밤 집에오면 벌러덩 눕는다

꼼짝 달싹도 하기싫어 벌러덩 눕는다

유리창밖에서 들리는 가을빗소리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빗소리를 들으면 온세상이 다 평안해진다

금방이라도 단잠이 나의 친구가 되어

머나면 꿈나라로 구경시켜주었으면 좋은데....

자꾸만 나의 창가에 와서 속삭이는 빗소리에 벌떡 일어나

베란다로 나갔다.

바람소리와 함께 세찬 밤비는 가을을 재촉하는 빗소리처럼 들린다.

비바람소리를 들으니 문득...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실 울엄마이지만

부평 공원묘지에 누워계신 엄마가 비오는 이밤

얼마나 춥고 쓸쓸하실까 하는 생각이 엄습해온다.

해바라기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시던 엄마가

오늘밤은 추워서  나를 안고 잠들고 싶으실텐데..

사랑하는 엄마 효숙이 엄마

오늘처럼 비오는 밤이면 혼자 쓸쓸히 누워게신 엄마가 보고싶다

엄마곁에 달려가 하얀가루 품어안고 따뜻하게 내 체온으로  안아드리고 싶다

 

오늘처럼 비오는 밤이면 드시지도 못할 누룽지 끓여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숭늉 한 그릇 엄마곁에 올려드리고 싶다

 

비가 내리는 밤이면 더욱더 엄마가 보고싶은데

오늘밤은 엄마가 입으시던 스웨터   꼭안고 잠들어야겠다..

열두살 엄마딸이 되어서.............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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