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눈이 떠지지도 않는 시간 수화기속으로 날아드는
저먼.. 아틀란타에 있는 사랑하는 친구에 목소리....
가끔씩 고국이 그리울때면 친구가 보고싶다고 전화하는 내친구..
이틀후면 한국에 나온다는 전화가 왔다.
부모님도 안계시고 형제도 오빠는 멀리 인도에 계시고
맏딸인 친구는 그 누구에게도 맘을 의지할이가 없다
맏이는 동생들에게 자기맘을 드러내기가 쉽지가 않다
힘든일이 있어도 표현할수가 없고 속이 상해도 드러내놓을수가 없는것이
맏이의 어려움이다.. 여동생이 둘임에도 친구는 한국에 나오자마자
나에게 전화를 했다
마음 편하게 친구에게 달려올수 있음에 난 행복했다.
쾡한 얼굴에 무척 수척한 모습이 내마음을 슬프게 했지만
몇년만에 만나는 친구 얼굴을 감싸주었다
배고픈것 같아 얼른 된장찌개를 끓여 주었더니 맛나게 먹는다
친구에 얼굴을 바라보며 여고시절 모습을 그려보았다.
친구와 난 둘다 통통해서 복스럽기까지 하였다
지금은 중년에 나이를 먹으니 그모습도 다 어디론가 가버렸으니......
그래도 마음은 늘 풋풋한 여고시절 모습으로 바라볼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지모른다
얼굴에 주름이 하나둘 늘어가도 바라보는 시선은 그속에 남아있는 열아홉살 얼굴이니말이다..
여고시절 자취를 하던 난 그 친구집에 가서 여러번 밥을 얻어먹곤하였다
지금도 눈감으면 배고프던 시절 친구집에서 먹던 풍성한 밥상이 떠오른다
그래 고맙고 고마운 친구에게 이젠 내가 잘해주어야지 생각했다.
맘속에 스쳐 지나가던 맘들을 가슴속에 접어놓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친구는 한참을 이야기하다 상밑에 두었던 쇼핑백에서 하얀 남포등을 꺼낸다
효숙아 ! 이거 선물이다
언덕위에 하얀집처럼 생겼는데 뭘까 ! 문고리를 열어보아도 잘 모르겠다
내가 쇼핑을 하는데 이걸 보는순간 네 생각이 나는거야
이 문을 열고 촛불을 켜서 넣으면 옛날 하얀 남포등처럼 불빛이 하얀집에서 새어나온단다
네가 무척 좋아할것 같아 샀지..
그 순간 난 감동이다 정말.....
어쩌면 내 맘을 너무나 잘알기 때문이다
내가 얼마나 좋아할지 친구는 다 안다..
하얀 남포등.. 하얀 남포등
그속에 분홍색 촛불을 켜야겠다
그 불빛아래 글도 쓰고 책도 읽어야겠다.
내 맘속에 하얀집처럼 생각하고 바라보아야겠다
난 무척 행복한 사람이다
길을 지나다 문득 친구속에 생각나는 사람이 될수있기때문이다
예쁜 물건을 보다가 문득 친구 맘속에 기억될수 있는 사람이기때문이다
커다란 집이 아니더라도... 작은 방 밥상위에 촛불을 켜야겠다
친구가 전해준 사랑에 맘을 안고서말이다...
친구가 돌아가는 손에 열무김치와 반찬 몇가지 엄마마음으로 챙겨서 들려주었다
내속에도 친구가 작은것에 행복을 느끼며 돌아갔으면 하는 맘으로....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