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밥을 해서 먹었다
모처럼 따스한 봄볕에 베란다 청소를 시작했다
두주일만에 집에 온 아들은
엄마를 기쁘게 해주려고 도와주곤한다.
막내는 새벽에 잤다며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일기들을 보다가 상희 어렸을때 적은 일기를 읽어주었더니 웃는다.
조금 있으니 상보가 일어났다.밥 먹고 쉬고 있는 아들에게
상보야 베란다 깨끗이 치웠단다.
엄마 ! 비오는 날이면 거긴 내자리에요.. 한다
나두. 비오는 날 내자린데. 난 거기서 잠잘거다. 빗소리 들으면서..
상보와 난 똑같은 맘이다.
상보가 4학년때 비오는 날이면 베란다에
방을 만들어 놓고 엄마랑 차 한잔 마시자고 하던 일이 생각난다
감성적이며 헤아리는 맘이 가득한 녀석이다.
상보는 밥 먹고 한강에 잉어를 잡으러 간댄다.
요즘 말도 안하고 웃지도 않고. 힘없어 하는 엄마를 위해 잉어를 잡아 보약을 해주고 싶어한다.
한시간을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소리를 들으니 맘이 쨘해서
아빠보고 차 키를 달래서 건네 주었다.신이나서 랄라 룰루..
상보는 엄마가 맨날 시간만 나면 산으로 들로 가서 나물을 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만 보고 자라서 엄마 맘을 닮았나보다 하며 웃는다
떡밥을 만들어 저녁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집을 나섰다
캄캄해서 고기가 다 도망가겠다 하는 말을 해도 웃으며 나간다
엄마가 기뻐할 생각을 하며 혼자 가는 뒷모습을 보니 맘이 쨘하다
한시간 두시간이 흘렀다
밤 아홉시가 다되어 전화가 왔다
엄마 ! 한마리 드디어 잡았어요... 잉어 한마리...
수화기속으로 들려오는 막내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엄마가 기뻐할 생각을 하며 또 한마리 더 잡는다고 한다
열시... 열한시.. 가 되어도 오지 않아 전화를 걸었다
그만 오너라.. 네에.... 하며 대답하는 아들...
조금 있으니 어깨에 둘러맨 가방안에서 팔뚝만한 잉어 한마리가
누워있다. 얼마나 큰지.....
아들의 효심을 생각해서 잉어가 잡혔나보다.
엄마 꼭 이거 고아서 드세요 한다..
다음날 잉어를 가게로 가지고 와서 어릴적 옥잠화 넣고 끓이던 생각에
옥잠화를 넣고 양파 마늘 파를 넣고 푹 끓였다
밥이 먹기 싫어 있다가 아들의 따스한 맘이 생각나
푹 고아진 국믈을 한그릇 마셨다
순간 맘이 찡하다 .... 이세상 살아가면서 누군가 헤아려 준다는 사실이
이렇게 가슴 따뜻하게 닥아오는지....... 요즘처럼 맘이 힘들때
가족이 전해주는 사랑에 힘이난다.
앞으로 남은 삶 착하고 이쁘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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