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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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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싸움에 화해.


BY 김효숙 2007-02-11

카나다에서 친구가  오면 난 여행을 갈 기회가 생겨진다

주방장인 나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전 드디어 친구가 왔다 .더이상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친구와 함께 하룻길 여행을 허락해 주는 남편이 늘 고맙기 때문이다

점심 장사만 끝나면  멋진 여행길에 오른다

아침부터 설레는 맘에 열심히 일을했다

그런데

그날 따라 써빙하는 아줌마가 아파서 못 나온다고 전화가 왔다

이럴수가..

파출부 아줌마를 불렀어도 못 찾는지 오지 않는다

반찬을 만들고 시간이 남아 홀을 바라보니 그이가 청소기를 돌린다

얼른 나가서 걸레를 빨아 닦았다

한참을 닦고 있는데 갑자기 남편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왠 날벼락? 가슴이 벌렁 거린다

왜 소리를 질러요?

다른것도 할일이 많은데 바닥을 닦느냐고.

그런데 왜 소리를 지르느냐구요?

 

" 내 마음속에 이렇게  말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조금 있으면 아줌마 오니까 힘든데 걸레질은 놔두고 방석이나 내려 놓아달라고..

 

와아. ! 정말 미치겠다

헤아리는 맘으로 도와주련만 그럴수가..

화가나서 여행이고 뭐고 다 집어 치우고 싶다

아니다. 얼마나 기다려 온 주방탈출인데...

몇시간만 참아내자 내속엔 푸른 파도를 갈망하는 또 다른 내가

힘든 나를 달랜다

" 조금만 참으라구요..!

 

그래 그렇게 참아내자 생각하며 부엌으로 들어와 일을 했다

용돈 달래기도 말하기 싫을것 같아  미리  카드를 달랬다.

그리고 바쁜 점심 시간을 치루었다.

드디어 1시 30분 이제 나가는거다

옷을 갈아 입고 그이를 바라 보아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다른 때에는 용돈  여기 있어. 잘 다녀오세요.하며 주었는데

 

기가 막히다 얼른 빠져 나가고 싶은 마음에 용돈이 맘에 걸린다

KTX 로 부산을 가기로 했는데 얼마간에 돈은 있지만 턱도 없이 부족한데...

그이 얼굴을 보려고 문 앞에서 서성여도 주지 않는다.

나 ! 다녀올께요... 그래도 말도  않는다.

버럭 화가 치밀어 그냥 나갔다

그래 카드 빼서 쓰면 되지....전철을 타고 가는 맘도 화가 치밀어 급하다

친구랑 만나기로 한 시간 늦을세라 택시를 타고 서울역까지 갔다

다 잊어 버리자 ...

이렇게 탈출할수 있음만도 감사하자

 

친구와 만나 배가 고프다 했더니 햄버거를 사 주었다

아침도 점심도 먹고 싶지 않아. 달려왔으니.

꿀맛 같은 햄버거는 어느새 신나는 마음 날개 달고 고속전철을 탔다

아 ! 달린다

신나게 달린다

가게 일은 다 잊어버리구 달리는 고속전철

여고시절에 가 보구 처음으로 가보는 해운대.....

넘실거리는 파도가 가슴에 파도친다.

숨막히는 공간속에 갇혀 있는 나에게도 달리는 전철에 몸을 맡기고

시골풍경 맘껏 구경할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랴

3시간 달려 다다른 해운대 맛난 회에..즐거움에 만끽 친구랑 하하호호

하룻밤 여행길을 멋지게 보내고 돌아오던 그날..또다시  떠날때 기분이 되살아 났다

벌써 일주일 가셔지지 않는 섭섭함

 

아침에 모처럼 네식구가 함께 있는 시간이다

눈을 뜬 남편과  큰아들이 거실에 누워 텔레비젼을 본다

밥을 해서 푸려다 밥통 안에 있던 찬밥을 꺼내니 세수저이다

김에 꼭꼭 뭉쳐  아들 입에 하나 넣어주고

어색하지만 그이 입에 넣어주니 받아 먹는다

순간 눈물이 핑돈다

이그... 이렇게 좋은데 말하지 못해 쑥스러운 그이나 나...

남편이 헤아려 주는 그 맘이 얼마나 많은데 맨날 투정이니

어디에도 투정 못하는 남편은 얼마나 힘이들까.....

 

뭔지 모르지만 사소한 싸움의 뒷풀이는 김밥 하나 싸서 손으로 뭉쳐

입에 넣어주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오늘 저녁엔 꼬옥 안아주어야지...... 여보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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