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산화탄소 포집 공장 메머드 가동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359

아! 나는


BY 김효숙 2007-02-10


내 이름은 김효숙 이 하나 있구요

또 하나 이름은 주방장이라는 이름이 있답니다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어느 날 내 이름 앞에 매달린 이름표랍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도 많았지만

내가 하고 싶지 아니한 일들도 감당하고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때로는 투정에 배부른 목소리를 높일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아 ! 나는 행복한 사람인데 하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식당엔 아줌마 셋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연변 아줌마

한 사람은 이혼한 아줌마

한 사람은 별거중인 아줌마

그중에 나 혼자만 남편하고 같이 사는 사람입니다.

스물네시간 함께 일하다 보면 착한 여자란 이름을 달고 다녀도

투정에  큰소리에 일인자가 되어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안되지. 하구 다독거려도 어느 땐 함께 일하는 아줌마들을  의식하지 않고

목소리가 커질 때도 있습니다.

화가 나서 혼자 삭히지 못하고 투덜 거리던 나날들

오늘은 드디어  복에 겨운 내 모습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아줌마가 그만 둔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편은 사업 실패로 삶에 의욕을 잃고 간경화가 악화되어

요양원에 가 있다고 합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삶은 시한부 인생이고 가족도 없는 시골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친정엄마는 마지막 가는 길에 곁이라도 지켜줘야 한다고 딸을 달랬나 봅니다.

혼자 20 여년을 딸둘을 키우며 사는 아줌마

당뇨병으로 이혼당한 여동생 까지 함께 기거하며 얼굴에는 해맑은 미소로 사는 아줌마

단 한번도 한숨소리도 내지않고

단 한번도 힘들다는 소리도 내지않고

단 한번도 밉다는 소리를 하지 않던 아줌마

 

오늘 그녀는 드디어 한숨을 쉬더니 그동안 있었던 남편과의 힘든 일들을

토해 냈습니다.

난 멍하니 들으면서 그녀가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서너살이 많은 난 그동안 투정하던 맘이 부끄러웠습니다.

갑상선 암으로 아팠던 일

시동생 보증으로 힘들었던 일

지금 감당해 나가는 육체적 노동이 힘겨워 불평했던 일들.

남편이 스물네시간 같이 도와 줌에도 때로 투정 부리던 일.

 

감사하지 못하고 힘든 아줌마들 앞에서 투정 부리던 일들이

부끄러웠습니다.

난 그나마 세상에서 행복한 사람인데...

 

내일 부터는 더 감사한 마음으로 힘든일 참아내며

그들에게 용기를 주는 말과 마음을 가져 보아야겠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피곤한 이 밤이 구름위에 날을 것만 같습니다

감사한 생각은 웃는 얼굴을 만들어 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