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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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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산길 옆에서


BY 김효숙 2007-01-07

오늘은 크리스마스 날이다

아침엔 성탄 예배를 드리고 와서 온종일 행복한 쉼을 얻은 날이다.

모처럼 세식구 오손도손 모여  한 상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하니

참 행복하였다.

누가  일을 재촉하는 사람도 없구 그냥 각자 있는 시간을 편하게 보내니

얼마나 편한지..모른다.

저녁을 먹고 텔레비젼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모습을 담은 프로가

나오는 순간 혼자 사시는 할머니 생각이 나서 후다닥 옷을 챙겨 입고

배랑. 대봉감이랑.. 콩이랑. 생선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아파트 옆에 있는  산길을 끼고 걸어 갔다

캄캄한 길을 걸으며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 하면서 노래를 부르며

걷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는 사랑을 한다고 하면서 많은 사랑을 나누지 못하고 살고 있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오늘처럼 크리스 마스 날 예수님은 이땅에 우리들에게 사랑을 하라고

일러 주셨는데 그리 살지 못함에 눈물이 났다

아이처럼 훌쩍훌쩍 울면서 걸었다

하늘에 울엄마 보시면 착하다고 하실까

하나님이 보시면  착하다고 하실까

누구에게 잘보이기 위함보다도.. 진정으로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야 할텐데....

 

어느덧.. 지하 단칸방 앞에 다다르니 불이 안 보였다

똑똑똑.. 두드리니 문을 열어 주신다.

갑작스런 방문에 반가워 하시며 손 잡아 주시던 할머니

오늘이 크리스 마스 날인데 하며 혼자 쓸쓸해 하시던 차라며

내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셨다.

할머니와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가지고 간 감을 나누어 먹으며

한시간 친구가 되어 드렸다.

엄마처럼 좋아서 딩굴딩굴. 누워서 있으니 그렇게 좋았다.

할머니도 속에 있는 말 다 하시며 마음을 나누었다.

어느덧.. 밤 10시.. 주머니에 꼬깃꼬깃 넣고 간 돈 이만원..

고기 사서 드세요. 하며 손에 쥐어 드리고 돌아 오는 밤 길.

눈이 녹지 아니한 미끄러운 아스팔트 길이 달빛에 반짝인다.

아파트 담장으로 삐쭉 내민 개나리 나뭇 가지가 손을 잡는다

내년 봄엔 이쁜 꽃 피워 당신 손 잡아 줄께요

밤길 쓸쓸하지 않도록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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