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시장에 따라 가고 싶어 나들이를 한다
어제는 그이를 따라 시장엘 갔다.
날씨도 추운데 밖에서 일하는 시장 사람들을 보면
바람도 불지 않는 실내에서 일하는 난 감사한 마음이 든다
북새통을 이룬 가락시장엔 생존경쟁의 모습들이
추운 날씨 만큼이나 치열하다
손님 유치에 단골손님에게 잘해 주려고 애쓰는 주인들
한번 웃어주는 눈 인사에 피곤함도 물러가고..
기웃기웃 거려 보는 가게 안엔
날좀 사가이소 하고 기다리는 푸른 채소들이 겨울바람에 잠재운다
차안 가득 채워지는 채소들이며 버섯 무우.. 양파
아 ! 드디어 내일 준비는 끝이다
리어카에서 파는 호떡 두개 사서 그이와 난 하나씩 입에 물고
자 가자.. 하고 시동을 켰다..
한바퀴 휘익 도는데 할머니가 길가에 고구마를 파신다
우리 두박스 사요. 싸니까
하나는 가게에 아줌마들 하고 쪄 먹구
하나는 집에 가져 가 아들하고 쪄서 먹자며 두박스를 샀다
저녁에 군고구마가 먹고 싶다며 구이팬에 구운 고구마를
먹으려고 좋아라 한개 집어 든 아들의 표정은
엄마 ! 이게 뭐에요..아니 고구마가 삼분에 이는 얼었다
이상한 맛이 감돈다
품질표시도 안보구. 겉으로 보기엔 괜찮은 것 같아
싼맛에 두박스나 샀는데..
에구머니.. 군침이 돈다며 맛있게 먹으려던 아들의 표정을 바라보며
미안해 ! 어쩌니..
겉으로 보기엔 멀쩡했는데...
아들은 한입 물다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엄마는 미안해 아무소리 안하고 언 고구마를 입에 물었다
한쪽을 발라서 아들 방으로 가지고 들어가
이거 ! 먹어 봐. 하는 엄마에 마음을 헤아리며 또 시도해 보던 아들..
엄마 ! 정말 맛이 없네.....
아무소리 못하고 들고 나와 내가 먹었다
몇천원 더 주고 좋은 것을 살걸.....
내심 속으로 속상하지만 어쩌랴
아들아 ! 다음엔 좋은 것 사 가지고 올께.....
장사를 하다보니 싼게 비지떡인 줄 알면서도 엄마 아빠는
오늘도 또 싼 물건에 유혹을 느끼니.. 마음은 부자로 살고 싶은데...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