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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제발 버려야 할 어떤 세계 1위들


BY 휘발유 2006-12-03

매일 아침 여섯시면 모닝콜 형식으로
TV에서 뉴스가 자동으로 켜집니다.
그 시간에 맞춰 기상하는데 언젠가 아침 뉴스의 압권은 뭐니뭐니 해도
"성매매를 한 남편을 경찰에 신고한 어떤 아내"라는 것이었습니다.

돈을 주고 성을 산 것까지도 부끄러운 짓인데
그에 더하여 아내에게서까지 밀고(?)를 당하고
설상가상으로 법정에도 서게 생겼으니 당사자인
그 남자의 당시 심경은 그 얼마나 참담하고 모멸스러울까 싶었습니다.

그 날 출근하여 라디오를 켜니 역시나 라디오의 뉴스에서도
'성매매를 한 남편을 신고한 아내'의 내용이
헤드라인 뉴스로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마침 그 방송을 함께 들은
우리 사무실을 매일 정돈하시는 청소 용역회사의 늙수구레한
아주머니께서 혀를 차셨습니다.

"쯧쯧... 마누라에게까지 고발을 당했으니 그 남자는
이제 아이들 보기에도 부끄러워서 이혼해야겠구먼."
당연한 말씀임에 저도 장단을 맞췄습니다.
"그럴 공산이 높아 보이네요, 아내가 자신의 남편을
신고할 정도면 평소 그 남자의 행실에 문제가 많았다는 방증이니까요..."

그러자 청소 아주머니께서는
"(아내에게 고발 당한) 그 남자는 노래방에서 만난
여자랑 바람을 피우다 그리 됐다면서요?
근데 우리나라 노래방은 왜 그렇게 '도우미'들이 많은 건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걸 제가 어찌 알 수 있나요?" 랬더니 아줌마는 더욱 흥분하셨습니다.
"사지가 멀쩡한 여자들이 돈을 번다는 명목으로
그런 데나 나가서 술이나 처 먹고 바람이나 피워대는 때문으로
요즘은 그렇게 멀쩡한 집들이 드믄 게요."

아줌마는 더욱 가파른 성토의 깃발을 높이 드셨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말이유, 글쎄~!"
그 아파트 거주민의 반 이상이 이혼한 가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두 집 건너 한 집 꼴로 이혼하는 세태라고는 한다지만
정작 그 말을 듣고 보니 제가 받아들이는
충격의 강도는 적지 않았습니다.
아주머니의 입은 물을 만난 고기인 양 더욱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하여튼 우리나라는 큰일이요. 만날 못 쓸 것은
늘 1등만 하니 말예요..."
청소 아주머니의 말씀은 구구절절 지당한 것이었습니다.

우리사회의 이혼율이 어느새 세계 1위요, 교통사고 역시도
세계 1위라고 하니 말입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언젠가 보도를 보노라니 제왕절개 수술율과
고아 수출율도 우리나라가 세계 1위라고 했습니다.

통계가 안 나와서 그렇지 노래방 등지의 이른바
'도우미'들 숫자 역시도 우리나라가 아마도
세계 1위가 아닐까 싶었던 것이 당시 저의 편견입니다.

작금 아기를 안 낳아서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기가 어려운 지역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아기 안 낳기 세계 1위'도 우리나라라고 했습니다.
헌데 이는 참으로 '부끄러운 세계 1위'가 아닐 수 없다 하겠습니다.

1위도 1위 나름이지 그처럼 좋지 않은 사안으로
세계 1위를 해 봤자 누구 하나 존경은커녕
비웃음만 자초할 테니까 말입니다.

이제 이혼율과 교통사고, 그리고 제왕절개와
고아수출 등의 실로 부끄러운 '세계 1위'는 그만 했으면 합니다.
대신에 반도체와 조선 수출 세계 1위 외에
건전한 가정과 맑고 명랑한 사회분위기의
세계 1위를 했으면 바람입니다.

더불어 정부와 사회의 전폭적 지원과 성원에 힘입어
우리의 방방곡곡마다 우렁찬 아기를 많이 낳아
저 출산율 세계 1위의 오명을 벗었으면 합니다.
해맑은 아기의 웃음소리와 가족구성원의 따뜻하고
신뢰 넘치는 대화가 오가는 가정만이
진정 아름다운 사회의 단초일 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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