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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는 없다


BY 휘발유 2006-12-03

예전에 같은 직장서 일했던
이가 찾아온 건 뜻밖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에도 별로 친하지 않았음에
그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관계일
따름이었기 때문이었지요.

그 지인은 서먹해하는 저와는 달리 무척이나
반갑게 제 손을 잡더군요.
이어 잠시 후엔 비로소 '본색'을 드러냈는데
그의 직업은 이른바 다단계 업체에서 무언가를 판매하는 것이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예나 지금이나 다단계 판매라는 걸
매우 불신하는 사람입니다.

왜냐면 다단계 판매는 반드시 친.인척과 동기동창, 그리고
선. 후배도 모자라 주변 모든 사람들을
짜증과 손해의 늪에 밀어 넣는 경우를
너무도 많이 보아온 때문이지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으되 거개 다단계 업체의
판매방식을 보자면 저의 어떤 사상과는
사뭇 다른 측면이 농후해 보입니다.
우선 다단계 판매는 하위 판매원이 올린
매출액의 일부를 상위 판매원이 무상과 불로소득의
방식으로 돌려 받는, 즉 '손 안 대고 코 푸는' 판매구조와
방식임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과거 고가의 자석요 등의 다단계 판매 때도
문제가 된 것이 최근에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걸 보게 됩니다.
오죽했으면 모 다단계 판매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지는 것도 모자라 검찰총장까지 나서서
사상 최대의 사기사건이 될 수 있다는 발언까지 했겠습니까!

먼 인척 중 하나가 예전 다단계 판매에 빠져들었다가
재산도 사람도 모두 잃은 경우가 있습니다.
무지하되 제가 보는 다단계 판매의
어떤 상술의 요체는 바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괜한 사람이 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나는 가만히만 있어도 내가 가입한 회원이
판매한 수당의 일정액이 내 통장에 술술 들어온다는 건
한 마디로 '날로 먹겠다'는 파렴치의 어떤 극치라는 겁니다.

헌데 그처럼 사람들이 다단계 판매에 쉽게
빠져드는 이유는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구체적으로 잘은 모르지만 아무튼
다단계 판매는 그 구조상 계속 수익을 내려면
끊임없이 회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 하다는
현실적 괴리가 있다는 겁니다.

사람은 누구라도 세속적이기에
공짜와 공돈을 좋아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天助自助者)라고 했듯
평소 열심히 땀을 흘려 정직하게 돈을 버는 게
바로 세상의 이치이자 정도가 아닐 지요.

칼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드는
이 추운 겨울날에도 숱한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붕어빵을 굽고 오뎅을 덥히고 있습니다.
또한 싱싱한 채소를 사라며 골목
구석구석을 돌고 있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처럼 정상적이고 정직하게 '영업'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는 건강하다는
어떤 증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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