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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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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역시 김치가 제일


BY 휘발유 2006-10-19

 

작년 이맘 때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중국에 여행을 갔습니다.

여유가 있어서 간 건 아니었고 모 문학전에서 수상을 한

보너스로서 가게 된 것이었지요.

그같이 중국에 갔을 때의 에피소드입니다.

근데 중국으로의 출국을 앞두고 있던 때 이미 중국에

다녀온 직원이 귀띔을 해 주더군요.

그건 바로 김치와 컵 라면을 준비해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여 포장된 김치와 컵 라면을 넉넉하게 가방에 넣었습니다.

항주와 소주, 그리고 상하이와 북경을 여행하는 동안

하지만 역시나 기름기 많은 중국음식으로 말미암아

저는 거의 식사를 하지 못 했습니다.

대신에 도수가 52도가 넘는 중국 술(일명 고량주)만 실컷 먹었지요.

하지만 그처럼 제 때 식사를 하지 못 하자 호텔에 들어서면

배가 고파 견딜 재간이 없더라구요.

그때 문득 가방에 챙겨 온 컵 라면이 떠오르더군요.

하여 객실에 있는 물을 끓이는 전기 포트를 이용하여

밤마다 그 컵 라면을 룸 메이트하고만 단 둘이서 은밀히(!) 먹곤 했습니다.

헌데 중국의 호텔에서 먹는 그 환상적인

김치 컵 라면의 ‘사람 죽이는’ 감칠 맛이라니요...!!!

동가홍상으로 그 컵 라면에 김치까지 곁들이고 보니

제 아무리 천하일미라는 중국의 그 어떤 음식들도 전혀 부럽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는 다시금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란 사실을 천착하게 됐습니다.

다음에 다시 중국에 갈 기회가 있을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입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반드시 컵 라면과 김치를 더욱 넉넉하게 장만하고 출국할 요량입니다.

아무튼 북경에선 ‘거지 닭’이란 걸 먹게 되었습니다.

근데 그 짜고 맛도 없는 닭의 맛은 정말이지 ‘거지’에 다름 아니더군요!

고로 중국에 가시는 분들께서는 반드시

그 형편없는 맛의 거지 닭을 드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돈 주고 사 먹는 음식이 맛이 없고

짜기만 하다면 그 얼마나 기분 나쁜 지는 굳이 설명을 사양하겠습니다.   

다만 북경의 천안문과 만리장성은 가히 압권임에는 틀림이 없더군요. 

또한 중국의 항주에 있는 호수인 ‘서호’는

중국의 전설적인 미인인 서시(西施)도 반했다는

절경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중국의 4대 미녀'로는 서시 외에

왕소군(王昭君)과 초선(貂嬋), 그리고 양귀비(楊貴妃)가 있습니다.

물론 혹자는 조비연(趙飛燕)도 거론하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그만 중국을 대표하는

4대 미인의 반열에서 탈락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서호에서 유람선을 타고 보니

가이드가 서호의 자랑을 어찌나 '뻥'을 많이 넣어

풍자스럽게 하는지 그만 일행들과 함께 껄껄 웃어야 했습니다.

그건 바로 "서시의 미모에 물고기들도 놀라 그만 헤엄치는 것조차

잊은 채 물밑으로 가라앉았다."는 구절 때문이었습니다.

중국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선 반드시 김치와 컵 라면을 넉넉히

지참하고 가십시오. 그래야 음식으로 인한 고생을 한결 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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