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결정을 하고 수술을 받게 해준지 어언 6개월도 넘어 버린거 같다.
나의 간절한, 아니 우리 식구의 간절한 바램을 넘어선 마이클럽 선영님들의
간절한 바램에도 불구하고
결론부터 말해 래시는 아직 고정핀을 뽑지 못하고 있다.
2달후엔 오라던 수의사의 말대로 래시를 데리고 갔건만
엑스 레이 결과는 아니었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뼈가 붙지만 래시의 뼈는 아니라고 했다.
행여나 했던 마음이 무너져 버렸다.
2달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다리가 부러질 당시에 래시는 임신중이었던 것이다.
의사도 짐작을 못하고 우리도 짐작을 못했었다.
어느날 밖에 나갔다 온 남편이 래시가 새끼를 낳았다고
하는 바람에
‘아 그랬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워낙 배도 홀쭉했고 동네 개들과 어울려 다니는게
수상하기는 했지만 임신을 짐작하진 못했다.
래시는 3일에 걸쳐 새끼를 낳았다.
다 죽어서 나오고 그 중에 8번째가 살아서 나왔다.
그리고 3일째 되던날 10번째로 나온 넘도 살았다.
우린 그 두마리를 보면서 살기를 기도했다.
아무래도 새끼들이 죽어서 나온 이유가 수술할 때 썼던
마취제 때문이 아니었던가 짐작을 하면서 말이다.
우리의 기대를 짓밝고 결국 그 살아남은 새끼들도 다 죽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이른 아침 출근하는
남편에게 재빨리 정리하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했다.
의사에게 물었다. 만약 지금 붙지 않았다면
혹시 나중에라도 붙을 가능성이 있냐고 했더니
장담을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뼈 전문의를
소개시켜 줄수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 뼈 전문의에게 가면 뼈가 붙을걸 장담할 수 있느냐고
했더니 장담할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용은 적어도 2천 5백불이 넘어갈 거라고 했다.
그럼 당신이 할 수 있는게 뭐냐고 했더니
다리를 잘라낼 수가 있다고 햇다.
비용이 얼마냐고 했더니 5백불이라고 했다.
천불을 넘게 들여 수술해서 다리를 낫게 해주는 거라
해 놓고 이제와서는 다리가 별로 나을 가능성이 없으니
잘라내는게 낫다는 말인가?
그럼 다리를 잘라내지 않으면 불편하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라고 했다.
어차피 다리를 잘라낸다는 건 상상하기도 싫었고
그냥 놔둬도 지장이 없다니 그냥 두기로 했다.
그 날 이후 난 매일 래시에게 치즈를 먹이고 캴슘을 먹였다.
이 넘의 개시키,
나를 봐서라도 꼭 다리가 나아야 한다.
미운 개시키,
망할 넘의 개시키,(욕해서 죄송^^*)
그냥 아무거나 잘먹고 나아주었다면 너무 좋을텐데
입맛 까다롭기가 사람도 따르지 못할 정도이니.....
굶어 죽을지라도 개 사료는 안 먹겠다고
나도 사람이니(?) 사람음식을 달라고 3일을 단식 투쟁하던 래시.
결국은 그 넘의 여왕전하(?)가 죽을까 염려되어 두 손 들어 버린 나.
여하튼 그렇게 정성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떤날은 좋아보였다가
어떤날은 영 아니게 보였다.
물론 전들 낫고 싶지 않아서 그런것도 아니지만
때론 답답함이 극에 달해서
미웠다가 안됐다가 하는 마음이 번갈아 들었다.
남편과 의논한 끝에 아마 우리가 일찌감치 불임수술을
해 버렸다면 개가 암내를 풍기고 다니지 않았을 거고
그로 인해 일어난 숫캐들의 싸움끝에 래시의 다리가 부러져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을테니….(----->추측)
이제 어느 정도 다리 수술에서 회복도 됐으니 불임수술을
해주기로 했다.
아~
그런데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지금은 바로 그 시기라
자궁의 혈관이 충혈되어 있어 수술이 어렵겠다고 했다.
그럼 가만히 놔두면 또 임신이 될 터인데….
여하튼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가진 않았지만
래시의 암내가 가라앉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 래시를 데리고 병원에 다시 갔다.
수술 청구비가 예정보다 더 많이 나왔기에
왜 그렇냐고 햇더니 래시가 임신을 하고 있어서
그 새끼들을 지워야 해서 추가 요금이 붙은 거라고 했다.
지금의 래시는 불임수술에서도 회복이 되었고
그냥 행여나 그 다리가 제대로 붙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절름거리고 다녔는데 요즘 보면 발을 땅에 딛고 다니는 거
같기도 하다.
아직도 열심히 치즈랑 칼슘을 먹이면서
예전의 래시로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독약을 발라주려고 하니 다리를 처억 들어서 준다.
그런 래시의 눈을 쳐다보면서
‘래시야, 제발 나아줘라 응’
했더니 그 특유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눈길로 가만히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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