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mmy 는 바로 앞집에 살던 여자였는데 그녀와 나는 비슷한 시기에 임신과 출산을 했다.
그런 공통점으로 친하게 되었는데
나이는 나보다 한살 아래 ,
그녀의 남편은 그녀보다 몇살아래.
남편과는 두번째 결혼.
첫번째 결혼은 열여덦 살 때 했는데 남편이 술주정뱅이라 헤어지고 지금의 남편 Eddy와 결혼했단다.
에디는 트럭운전사, 그래서 그가 장거리 운전을 가면 며칠씩 집에 오지 못했다.
그럴때 그녀는 자기 엄마집에 머물기도 했고 아이를 엄마에게 맡겨놓고 에디와 함께 떠나기도했다.
자주 나에게 설탕이랑 계란 등을 빌려 갔는데
한번도 돌려받은 기억이 없다.
하루는 그녀가 말하기를, 외출해야 되는데 아이보는 비용을 줄테니까
아이를 좀 봐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웃간에 애 봐주면서 돈을 받는다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나였으나
이곳 풍습을 모르는지라 돈을 받지 않겠다면
실례가 되는지 안되는지를 몰라
뭐라고 대답을 못했다.
나중에 남편에게 물어 봤더니
돈을 받아도 되고 안 받아도 된다고 했다.
그 후로 그녀와 나는 종종 교대로 애들을 봐주면서 외출을 했고 아이들을 데리고 같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녀는 키가 한 170정도 됐고 나는 가까스로 160인지라
같이 돌아다니면 애와 어른 같았다.
아이들 생일 잔치에도 서로 초대하고 두번째 아이도 같은 시기에 출산했다.
둘째를 낳고 배꼽수술을 하겠다던 그녀는 딸을 낳고
나는 아들을 낳았다.
그때부터 에디의 태도가 달라졌다.
항상 친절하던 그가 갑자기 무뚝뚝해진 느낌.무엇 때문인지는 몰랐으나
내 짐작으로는 나는 아들을, 테미는 딸을 낳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왜냐하면 둘째를 낳으면 배꼽수술을 하겠다던
테미가 세째로 아들을 낳은 후에 배꼽수술을 했기 때문이다.
이건 또 하나의 놀라운 발견이었다 .
한국남자만
남아를 선호하는줄 알았는데 이곳에도 그런
남자들이 많다는 사실. 대를 잇는다는 것보다
동질감을 나눌 동지로써(?).
참고로 내가 둘째를 임신했을 때
남편반응을 보기 위해 딸이라고 했더니 우리는 벌써 딸이 있어서 더는 필요없다고 했다. 이곳은 원하면 임신중에 성별을 알 수 있다.
비용이 더드는 건 아니고 알고싶나 아니냐에
달려있다.
아들인 줄 알고 있었지만 남편의 생각이 괘씸해서 거의 출산때가 될때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아들이라고 했더니 얼마나 좋아하던지…..
그렇게 태어난 아들은3살때까지 아빠가 옆에만
와도 울었다. 반면에 딸은 얼마나 아빠를 따랐는지 모른다.
아들이 태어난 후로 남편은 5년간 수시로 혼자 자야 했다 .
아들은 엄마가 옆에 없으면 밤새도록 울었고
남편은 아들의 울음소리에 나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테미는 항상 다이어트 중이었고 열심히 운동하러 다녔다.
이 곳에서는 화장하고 다니는
여자들이 별로 없는데 그녀는 항상 화장을 하고 머리를 손질하고 다녔다.
참 부지런한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나는 감히 그러질 못했다.
출산 후 10키로 이상 늘었는데도
나자신은 별로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주위에 뚱뚱한 사람이 많았던 탓인것 같다.
아무리 내가 살이 쪘어도 이곳 미국인을 따라잡기에 새발의 피같은 느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파트에 한 일년이상 살다가 우리가 먼저 집을 사서
나오고 테미도 곧 집을 사서 나왔다. 아파트는 다른건 다 좋았는데
목조건물이라 이층에서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까지 들려
견딜 수 없었다.
각자 집을 사서 나온후에도 가까이 살지는 않았지만 서로 방문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전혀 연락이 없는 상태다.
가끔씩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전화하지 않는다.
그녀도 연락을 하지 않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녀와 나는 같은 시기에 아이들을 가졌다는 것과 한때 앞집에서 살았던 걸 빼면 별로 깊은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고
공통점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가끔은 궁금하다. 그녀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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