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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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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니아, 남편의 고향


BY 허무한 2006-09-19

콜로라도를 출발해서
2박3일간 운전을 해서 9주를 지나 마침내 버지니아에 도착을 했다.
캔사스를 지날때는 너무도 큰 태양과 끝도 없는 지평선이 장관이었다.
달은 너무나도 커서 뛰면 잡힐듯이 가까웠다.
난생 처음으로 본 지평선은 산 많던 나라에서
온 내게 잊혀질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주택은 아주 띄엄띄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면 이 땅이 꽉 찰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가 12월 이어서 밤이 되면 집집마다 달아논 크리스마스 네온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어딘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주유소를 지날때 산타의 무릎에 앉아 찍은 사진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

마침내 3일째 되던 밤, 시부모댁에 도착했다.
전혀 기대하지 않던 생소한 모습의
시골농가, 전구불빛이 왜 그리 흐릿하던지
거실에는 장작 벽난로가 타고 있었고 머리를 박박깍은 시아버지는 흔들의자에 앉아 계셨다.
남편과 나는 옛날에 남편이 사용했다는 더블배드에서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10시가 됐나....
시어머니가 아침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배는 고팠지만 워낙 토종음식 애호가인 내게
미국의 아침(bacon or sausage, scrambled egg, and toast etc)
은 별로였다.

자고난 침대를 그냥두고 나왔더니 나중에 시어머니가
침대정리하는 방법을 가르쳐줘서 그대로 했다.
한 3일간 있었는데 추웠고 별로 깨끗하지도 않아 남편에게
“나 이집에 더 안 있고 싶어”
했더니
그가 시내에 아파트를 얻어서 그리로 옮겼다
중앙난방 시설이 되어 있는 아파트는 반소매를 입고 다녀야 할 만큼 따뜻했다.
시내에 살고 있던 남편의 삼촌 충고를 따라
흑인들이 별로 없는 아파트를 얻었다.
남편의 말에 따르면 흑인들이 많은 주거지역은 문제성이 많고 지저분하다는 것이다.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미국에 대해 아는 것이 적은 나는 그대로 따랐다.

아파트는 이층짜리,
고층 아파트만 봐 왔던 나는 이것도 아파트라고 부르나 싶었다.
아무래도 땅이 넓은 나라라 위로 올라가기보다
좌우로 넓게 건물을 짓는 것 같았다.
차들이 너무 많이 주차해 있어서
자동차 대리점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상가의
주차장이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주차장이 항상 상가의 몇배 정도는 크다.
소도시에는 거의 전부다라고 할 정도로 자가운전이고
대중교통 시설은 거의 없다 싶을 정도
그래서 가게를 하려면 주차시설은 필수....
8년이 지난 지금도 대중교통 시설을 이용해 본적이 없다 비행기 빼고.

아파트는 대형식품점 뒤에 위치해서 우리집 창문을 통해서 보면
식품점 쓰레기통이 보였다.
매일 그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들이 있어서 남편에게 왜 저사람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느냐고 물었더니 먹을 걸 찿는 거란다.
Homeless people들이 저렇게 해서
한끼 식사를 해결한단다. 그렇게도 잘 산다던
미국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나 해서 몹시 놀랐다.

이렇게 해서 Virginia에서의 나의
미국생활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