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하려고 화장하고 머리에 구리뿌 말고서, 행여나 싶어 열어 봤더니, 역시나
네 글이 들어 와 있구나. 요즈음 신난다. 매일 외숙이의 글을 읽을 수 있으니
너무 좋고 사는 게 더욱 더 즐겁구나. 그 동안 이런 저런 얘기하고 싶어서 어떻게
살았어? 나도 잘 나 다니지도 않고 내 일에만 몰두하고 살다가 외숙이와 매일 글을
주고 받으니 엔돌핀이 더욱 더 넘쳐 흐르는 것 같구나.
흔히들 마음이 문제라고 보이지도 만져 볼 수도 없는 것을 들먹이지만 물질 특히 재화
라고 표현되는 여러가지 것 들이 우리를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는 하는 것 같구나.
나도 시집 올 때 만족스럽게 고루 다양하게 받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기본적인 것은
받았단다. 이걸 화제로 남편에게 가끔씩 너무 싸게 팔려 왔다고 은근 슬쩍 가시를
돋우지만 그럴 때면 우리 형수님에 비하면 당신은 정말로 비교가 안 될 정도라는
어림 없다는 말투에 입을 다물곤 했단다.
나도 역시 여자라 예쁜 게 좋고 악세사리 보석을 무지 좋아 한단다.
40대 초반에 한동안 이것 저것 많이 사 들였단다. 그리고 가끔씩 쭉 내어 놓고
만져보고 껴 보고 걸어 보고 하면서 혼자 좋아 히죽 히죽거리면 옆의 남편 왈
"금방(金房) 차렸냐? 하고 퉁을 줬단다.
그리고 워낙 알뜰한 사람이라 벌어 오는 것은 좋아하고, 써는 것은 아주 질색을 하는
사람이라 같이 살다 보니, 가정의 평화를 위해 돈 벌어 오는 남편에게 맞추게 되더
라. 그리고 나니 그전에는 이유도 모르고 남편의 성깔이 더럽다고 몰아 세우고 했는데
자기가 원하는데로 따르고 나니 모든게 순조롭고 평안이 찾아 오더라.
가족을 위해 열심히 돈을 벌어 오는데 아내가 알뜰 살뜰하게 살림하고, 내 남편을
진심으로 고마워 하면서 대우해 주고 알아 주니, 만사가 형통이더라.
사람의 욕구에는 워낙 다양하고 복잡하지 마는, 그 중에서도 대인 관계 특히 사회적
욕구 중에서 가장 강한 것은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란다.
누가 날 인정하고 알아 줬으면 하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늘 동분서주하고 사는 지
도 모르겠구나. 아내는 남편에게 인정 받고 사랑 받고, 남편은 아내에게. 자식은
부모에게, 친구끼리 서로 서로, 날 좀 알아 주고, 마주 쳐다 봐 주라고, 내 얘기
좀 귀 기우려 들어주고, 알은 체 해 달라고 세상은 아우성인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서로 사랑과 관심으로 대하고 배려 하면 매사가 순풍에 돛단배가 되는 것
같더라. 나를 치켜 세우면 세울 수록 일은 꼬이게 되고, 숙이고 낮출 수록 술술
풀리는 지혜가 주위 모두를 살리는 상생(相生)의 지름길이 아닐까?
각설하고........
요즈음 알뜰한 남편도 어쩔수 없게 되었단다. 딸 수연이 공연장에 따라 가고, 하다
보니 옷도 사 입게 되고 멋도 부리게 되고, 갖춰서 에쁘게 차리고 다니니, 팔자 좋은
사람은 당신이 막아도 자식이 내가 원하는 데로 살게 해 준다고 남편에게 했더니
어쩔 수 없이 웃기만 하더라. 그리고 아들 동헌이는 중2학년인데 학교에서 칠보 공예
를 배워 내가 좋아하는 칠보반지 목걸이 팔찌 부로치 넥타이 핀 손톱깍이 열쇠고리
시계 액자 등등 예쁜 칠보 악세사리를 늘 한아름 안겨준단다.
이렇게 내 주위 가족 들에게서 인정 받고 사랑 받고자 늘 노력하고 사는 지도 모르
겠다. 외숙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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