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아부지라예 아침 잡수셨어예? 엄마는예? 어디 가셨어예? 절에 가셨다
고예" 하고 거의 매일 전화 하다시피 한다.
3~4년 전부터 아버지는 당신의 자서전을 내신다고 준비를 해 오셨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지연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꼭 이루겠다고 하신다.
"아부지예, 저도 홈페이지에 거의 매일 글을 올리는데예, 재미있어예, 제가 아부지
얘기도 쓴 것이 있는데 다음에 읽어 드리께예." "으ㅡ엉, 복사해서 편지로 보내라,
그라머 자료 수집해 놓았다가 내 문집 낼 때 실어 주께" 하신다.
아버지께서는 올해 연세가 팔순이신데 내가 느끼기로 하나 하나 자신의 삶의
마무리를 준비하시고 계신 것 같다.
지난 추석 때는 팔공산 자락에 산을 사서 당신의 유택을 곧 꾸미신다고 하셨다.
"내년부터 포도나무 다 패 버리고 잔디 심고 조경할란다" 그러시길래 "그라이소,
아버지 마음에 들게 멋지게 꾸미가꼬 유택에 들어 가 사시면 안됩니꺼" 하고
얘기 했다.
6 .25 참전으로 국군 묘지에도 갈 수가 있는데 사병으로 참전 하셨기에 따로
유택을 구입하셨다 고했다.
호가 `학당' 이신데 가칭 "학당의 발자취를 따라" 라고 제목을 단다고 하셨다.
내심 궁금하다. 당신의 80 평생 살아 온 길이 구비구비 산 넘고 물 건너
만만치 않으리라 짐작은 되지만 저 분이 내가 모르는 그 무엇, 무슨 생각을
하고 사셨을까? 하고 또 무슨 내용을 어떻게 쓰실까? 하고 생각해 본다.
그리고 나 자신도 되 돌아 보게 된다. 내가 저 나이까지 살지 안 살지는
두고 봐야 겠지만 그 나이가 되엇을 때 저렇게 힘차고 호기롭게 나의 자서전을
쓴다고 할 수 있을까 하고 가만히 내 자신에게 반문해 본다.
이렇게 나의 부모님은 항상 깨우침과 가르침을 주시는 나의 영원한 큰 스승님
이시다. 아버님 어머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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