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해서 잘 다녀 오세요." "응" 하고 수원역까지 차로 남편을 배웅하고 집엘
들어 서는데, "엄마! 핸드폰을 왜 안 가지고 갔어?" " 엄마가 핸드폰만 가져 갔
더라도 연락이 됬을 꺼 아니야" 하고 애들이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이 핸드폰 두개를 깜빡하고 안 가져 갔으니 이걸 어째야
할지 난감했다.
서울에서 일 볼 때는 가끔씩 깜빡 깜빡해도 서울 직행버스 차 시간에 맞춰서
부리나케 차를 몰고 갖다 주곤 했는데, 오전 11시 49분 기차로 떠나 버렸으니
애들이 야단 법석을 떨며 걱정을 하는 게 너무나 당연지사 이다.
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애들 보고 가장 가까운 기차표를 하나 예매하라 하고
통에다가 김치를 담고 가방을 싸고 하면서 김천 내려 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일요일이라서 차표가 다 매진이 되어 어쩔 수없이 수원역으로 향했다.
도착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입석 밖에 없다고 한다.
2시 51분 무궁화 입석을 한장 끊었다. 그리고 애들 한데 혹시나 자리가 있는지
인터넷에 들어 가 주시하라고 일러 놓고는 대합실에 앉아서 깜빡 깜빡 졸았다.
그러기를 한두어 시간이 지나서 집에 전화 했더니 "왜 전화 안 받어, 2시 51분
차표 잡았다고 아무리 전화해도 안받데" 한다. "응 엄마 자고 있었어" "엄마 거기
가 어디야" 한다. "응 여기 수원역 대합실 의자에 앉아서 자고 있었어" 라고 대답
하고 시계를 보니 그래도 한 시간은 더 기다려야 했다.
차를 기다리면서 11시 49분에 출발햇으니 김천까지는 2시간 그러면 지금쯤 도착
했을 것 같아 연신 원룸에다 전화해 보지만 받질 않는다.
회사엘 전화해서 물어 봐도 도착하질 않았단다. 그러고 얼마후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 여보, 미안해" 라고 한다. "애 먹이는 방법도 가자 가지다" 하니 남편이
'내일 택배로 보내지 " 한다. 전화로 모든 일 들을 주고 받는데 뻔히 알면서 어떻
게 내일까지 어림없는 얘기지.
"5시 15분에 도착하면 주고 바로 와야 될 것 같에" 라고 했더니 "응 그러면
곧 차표 예매하께" 한다.
도착하니 남편이 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같이 식당엘 가서 굴 해장국밥과 우렁이 국밥을 시키고 수육 한접시를 시켜
오구락지 김치랑 깻잎에 싸서 맛있게 먹고 굴 해장국밥과 우렁이 국밥도 둘이 반
나누어 맛잇게 먹었다. 그리고 둘 깜빡이는 원룸에 같이 가서 남편은 노트 북으로
일 보고 나는 청소기 돌리고 바닥 닦고 설겆이 하고 화장실 씻고 베란다 닦고
마지막으로 걸레 빨아 널어 놓고 8시 37분차로 집에 돌아오니 11시 30분이 다
되었다. 남편이 늘 올라 오지 나는 잘 내려 가지 않게된다.
애들 때문에도 자기가 올라 올테니 집에 늘 있으라고 한다.
가끔씩 내려가서 챙겨 줘야 되는 게 내 도리인 줄 알지만 자의 반 타의 반
늘 안쓰러운 마음 뿐이 었는데.......
얼김에 내 도리를 한것 같아서 마음이 개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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