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숙아! 반갑다. 금방 글이 왔네. 야! 네 글 정말 너무 재미 있고 달콤하고 향긋하고
고소하다. 좋겠다. 어떤 선물일까? 내가 다 궁금해 진다. 이렇게 표현을 하고 살아야 사는 재
미를 더 느끼게 되고, 서로 더 관심을 주고 받으며, 아기자기하고 알콩 달콩하고 즐겁고 유쾌
한 일상이 이루어 지겠지. 비밀 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는 은밀하고 아무도 모르는 일을
우리만이 함께 공유한다는 사실에 뭔가 짜릿한 전율를 느끼게 한다. 그래서 서로 눈빛만
봐도 싱그레 웃음지며 이심 전심 소곤소곤하게 된다. 꼭 말을 하지 않아도 눈으로 말한다.
우리 집도 동헌이가 선물 챙기기를 좋아하고 이벤트하기를 좋아해서 모든 집안 행사는 우리
동헌이가 중심이 되어 진행이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11월 말 쯤부터 칠보 공예에서 만든
공예품으로 아빠에게는 칠보 넥타이 핀, 엄마에게는 큐빅이 박힌 부롯치와 반지 목걸이 셋트,
누나에게는 칠보로 산타클로스를 그려 넣은 손톱 깎기를 선물 했다. 한달 전부터 포장지에
싸 놓고 기다릴려니 좀이 쑤셔 못견뎌 하길래, "야 먼저 줘라, 갖고 다니며 자랑하는 재미도
좋다."고 했더니, "엄마 선물은 우체국에 가서 소포로 보냈는데 크리스마스날 새벽 5시에
식탁 밑에 배달이 올꺼에요" 하길래" 데게 비싸겠다. 근무 외 시간에 배달이 되는것을 보면"
하니까 '응" 라고 답을 하더라. 그러고 그 다음날 "엄마 크리스마스 선물 오늘 주까" 하고
묻길래 "응 미리 도" 했더니 소포로 보냈다고 하던 선물을 가져와 주었다.
내가 전에 주로 파랑색깔이 나는 칠보 문양을 많이 넣는 걸 보고 "겨울에는 호박 같은 보석이
따뜻해 보이고 좋다"고 했더니 이번에는 호박색 칠보 반지랑 목걸이 그리고 흰색 바탕에 파란
남색 꽃 문양의 귀걸이를 선물로 받았다. 이렇게 선물은 사람을 기분 좋게 즐겁고 유쾌하고
행복하게 한다. 주는 사람도 즐겁고 행복하고 받는 사람도 역시 들뜨게 하고 몸과 마음에
생기를 가져와 활기차게 한다. 덩달아 딸 수연이도 분홍색으로 접어지기도 하고 빗도 달린
예뿐 거울을 선물로 주었다. 받을 때의 그 기분은 애들이 이렇게 커서 날 챙겨 줄 줄 안다고
생각하니 한마디로 감개무량하다. 특히 자식에게 받는 선물은 나를 더욱더 행복하게 한다.
우리 남편은 알뜰한 사람이라, 내 생일에도 꽃값이 아까워서 꽃이 활짝 핀 5000원 짜리 시크
라멘 화분을 선물한다. 그도 그럴것이 내 생일이 2월 졸업 시즌과 겹쳐 꽃값이 제일 비싼
철이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1년에 한번인데, 하고 긁었더니, 잔소리가 싫었는지, 장미도
큰 것도 아닌 아주 쪼끄만 장미를 한다발 사 왔더라.
그러고는 해마다 챙긴다고 열심히 챙기지만, 내 마음에는 흡족하지 않다. 그런데 자식에게
받는 선물은 무엇이든지 푼수처럼 입이 헤 벌어지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자랑하기가 바쁘다.
받기는 잔뜩 받았는데 나는 뭘 줄까? 오늘 남편이 오면 함께 상의해 봐야겠다.
나랑 같이 있으면 시큰둥 하다가도, 애들 얘기만 하면 눈이 반짝 반짝 빛을 내며 관심을 보이
는 남편이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자식 사랑과 욕심이 보통이 아니다. 어떨 때는 남편과
자식 중간에 샌드위치가 되어 쩔쩔 매기도 한다. 중간 자 역할이 가정의 윤활유 구실을 하며
한마음으로 잘 돌아가게 한다. 가족 모두가 서로 자기를 쳐다 봐 달라고, 자기 얘기를 들어
달라고 해서, 중심을 놓칠 때도 있지만, 나는 그저 이래도 저래도 행복하고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외숙아! 비밀의 달을 기쁘고 즐기고 사랑하면서 보내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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