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때마다 가게에 붙들어 앉혀 놓고 이 문제집 풀어라. 왜 딴짓 하냐. 달달 볶으며...
답 맞추고 나면 틀린 것 설명해 주곤 했는데
이번 시험은 아예 그냥 방치하기로 했다.
들들 볶는다고 성적이 나아질 것 같으면 안 볶을 부모가 어디 있으랴.
내일부터 시험인 줄 뻔히 알면서 음악 설명해 주려고 하다가
작은 녀석이 졸라 둘이 인라인 스케이트 타러 집앞 체육공원 안의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갔다.
가게 연 후로 한번도 안 탔던 걸 타자니 여의치가 않았다.
그만 타려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벗으려고 하는데 벗는 방법도 모르겠다.
공부하는 애를 불러 간신히 신을 벗으니 큰애가 좀 타도 되냐고 한다.
그러라고 했더니 신들린 듯 몇바퀴 돈다.
그만 타라고 하면 너무 서운해 할까봐 일년에 몇번 사먹일까 말까 하는 음료수(주로 화채나 매실청을 타먹이므로)를 자판기에서 뽑아 먹이니 환호성을 친다.
집으로 들어와 식객을 조금만 보면 안되겠냐는 큰애에게 못 보게 했더니
그대로 잠이 들었다.
음악공부 안 한 거 뻔하지만 안 깨운다.
꼴찌도 해봐야 올라가는 재미도 있겠지.
마음 비우고 나니 좋다.
성적표를 받고 나서도 이 기분일지는 의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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