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면 푹 쉬라며 전화기를 통 드시지 않는 어머니께서 아침8시에 가까운 휴일치고는 꽤 이른 시간에 전화를 하셨다. 의외구나 하는 쉬운 생각에 수화기를 들었는데.. "애야..큰아버님 께서 돌아가셨단다..아범 올라오라 해라.." 흥분되고 만감이 교차되는 목소리로 어머니께서는 짦게 이야기를 하고는 끊으셨다. 올 설까지만 해도 정정하시던 분이셨는데... 어제 저녁까지에도 전혀 아무런 조짐도 보이지 않으셨다는데 그렇게 하루아침에 생명의 끈을 놓으실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연세가 80을 넘으셨다는것 외에는 그 어떤 이유도 합당하게 느껴지지 않아 마음이 더 아려왔다.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하고 갑자기 부모를 잃은 조카분들의 마음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3여년을 누워계시다 돌아가신 내 할머니를 보내며 울 엄마는 갑자기 그렇게 가실줄 몰랐다며 우셨는데... 저녁 문안을 드리고 새벽녘 임종을 대한 사촌분들은 얼마나 가혹한 아픔을 느꼈을까... 문득 엄마가 보고싶었다.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간간히 드리는 전화가 안부의 전부였다는 사실이 이 순간만큼은 정말이지 미칠정도로 내가 미웠다. 항상 자식만을 생각하는 부모앞에서 자식은 부모가 가장 뒷 순위라는 현실이 쇠망치로 나의 뇌리를 내리치고, 난 엄마가 보고싶었다. 엄마.. 사랑해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부재중인 전화기를 붙잡고 사랑해요 라는 메세지를 남기우고 며칠 지나고 나면 또 무디어질 못난 자식 사랑을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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