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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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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나....그런너..2


BY 돌모퉁이 꽃 2007-04-15

너를 처음 보았지.

요즈음 그 흔하디 흔한 염색조차도 하지 않은 그런 평범한 머리색에 동네 미장원 의자에

앉으면 아무런 주문없이도 쓱싹쓱싹 잘라 줄것 같은 지극히 평범한 머리모양을 한

 네 모습인데 헤어지고 난후에 난 그 평범함이 또렷이 기억나지 않아 아니 기억하지 못해

베란다 창밖을 밤새도록 바라보았지.

너를 만나서 네 이름석자를 알아내고, 아침일찍 부스스 일어나서 양치질을 하며 너가 보랏빛 손잡이의 칫솔을 사용하고,남들 마시는 모닝커피대신 레몬 한조각 띄운 홍차를 마신다는,

점심으로는 꼭 한식을 고집하고, 까아만 밤이되면 곰돌이 캐릭터의 잠옷을 입고 다시금 보랏빛 치솔을 잡고 양치를 한다는 그런 소소한 일상을 알기 까지 난 수많은 밤과 낮을 보냈어.

시간이 지나고 너의 기억이 쌓이고, 우리의 이야기가 여물어지면서 난 사랑이라는 감정의

 열매를 꺼내어 물을 주고 햇빛을 쐬며, 너의 사랑어린 말과 눈빛의 영양을 흠뻑먹으며 간절한 마음으로 키워갔던거야.

사랑을 만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사랑한다는것을 느끼기 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사랑을 여물기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이별은 왜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일까.

너를 알게 된 그 시간보다 기억에 delete를 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너와 함께한 이야기를 모두 휴지통에 담기 위해서는 너와 나누었던 이야기들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조금의 시간도 없이, 조금의 힌트도 없이, 아이들 게임에서도 꼭하는 연습도 없이 그렇게

 이별을 고하는 너가 난 그래도 이렇게 사랑만 스러우니 사랑의 껍질속에 이별을 품고 있었나보다.  

" 이건 너무하잖아. "

예전 나를 푸근히 안아주었던 든든한 가슴을 두손으로 두드리며 떼라도 써보고 있은데

그러면 혹시나 다시 뒤돌아 봐줄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나의 어리석은 기대감마저 깨져버릴까봐 난 그냥 엄지 손톱만을 긁어댄다.

다음에 혹여 우리가 다른 모습으로 다른 인연으로 만난다면 그때는 사랑할때 시간을 주지 않더라도 이별할때는 시간을 남기우자.

적어도 삼세판이야. 세번정도는 기회를 주고, 세번정도는 다시한번 상대방을 바라볼수 있는 시간을 주자구.

이런 나를 사랑했던 너라는걸 난 알기에 더 모질게 이별을 고할수 밖에 없었을 너를

난 그래도 사랑해.

그런너를 난 아직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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