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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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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모퉁이 꽃 2006-07-07

 

조금은 비가 내리고,

조금은 마음이 스산하고,

조금은 시간의 흐름이 멈춘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운 밤이 간혹 있다.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여기저기 이야기가 실려 오는데  내 마음에서는  왠지 하늘에서 내려오는 빗줄기가 인색하다 여겨지며 장마끝을 기다리고 있다.

 

베란다 창끝으로 비춰지는 불빛들이 하나둘 꺼져가는 것이 밤이 점점 깊어가고 있는것일텐데  쉬이 잠속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책끝 모퉁이에 먼지가 제법 걸터앉아 있는 책을 꺼내 한두장 뒤적여 본다.

흐른 시간만큼 망각은 비례하지 못하는탓일까.  첫장을 넘기고, 두번째 장을 읽어내려가고 있자니 그 다음 이야기가 스물스물 저절로 연결되어진다.

기억할것과 잊어야 할것들을 조절하며 시간따라 나도 흘러갈 수 있다면 추억이라는 가슴 아린 말은 지금과 또다른 의미를 남기우겠구나 하는 엶은 생각을 해 보며 애써 책을 덮어 버렸다.

 

어둠이 짙게 드리워진 곳에서는 작은 촛불 하나도 영험하게 빛을 발하지만, 눈이 아릴만큼 현란한 네온앞에서는  제 임무 다하며 묵묵히 서있는 가로등의 불빛조차도 의미를 상실한채 고립되어 있다.  어둠을 어둡게만 보는 현실앞에서 난 촛불의 영험함과 의미를  상실하고 서있는 가로등의  서글픔을 가슴 속 깊은 곳에 꽁꽁  숨겨놓은채 묵인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밝아지기 위해서는 더 밝은 빛을 내 뿜어야만 할 것  같은 무지의 욕심이 진정한 빛은 어둠속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부인하고 있는지 모른다.

어둠이 숨을 죽이고 나면 새벽이 다가오리라.

그러기에 어둠은 어둠 그 자체의 공포에서 해방되어지듯 우리 또한 내일이 있기에 오늘이 지나가 하루의 끝자락이 사라짐을 추억으로 해방시켜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웃고 있다. 그리고 울고 있다.

기억속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추억을 떠올리며  나는 지금 이자리에서 이렇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