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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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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에 -10-


BY 원두커피 2007-02-26

10

 

월요일이 되면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꼭 무슨 엄청난 일이 터질것만 같은 불안함이 아침에 눈을 뜨면 시작되어 저녁 퇴근시간이 되면 끝난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에 다행해하면서........

나의 월요병이다.

토,일요일을 쉬면서 지내다 일하러 출근하는 것에 대한 피곤함이 아니라

불안, 초조함에서 오는 피곤함이 월요일 하루종일을 머리가 지끈거리는 편두통에 시달리게 했다.

다행히 월요일은 외근을 나가지 않아도 그다지 눈치가 보이지 않았다.

저번주 활동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고 이번주에 필요한 자료를 모으고 출력하고 하는

것만으로도 월요일은 금방 지나갔다.

꼼지락꼼지락거리며 일하는 내모습이 한심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머리가 무겁고 힘든날,

사람들을 만나서 웃고 있어야하는 부담감에서는 벗어날 수 있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일은 개인 노트북이 없으면 일이 몇배로 힘들어졌다.

그래서 출근하고 석달째 되던날 큰 맘먹고 노트북을 장만했다.

큰돈을 주고 산 것이라서인지 아직까지는 내가 가장 조심해 하는 물건이다.

나는 다른건 다 빌려줘도 노트북만을 절대 빌려주지 않았다.

처음엔 안좋은 소리도 종종 들었는데....지금은 아무도 나에게 그런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뚱뚱하고 화장을 짙게 한 조여사가 나를 보면서 환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나에게 할 얘기가 있다는 손짓을 했다.

조여사는 나이가 나보다 두살 많았다.

결혼은 얼마나 빨리 했는지 10살 된 아들이 있다고 했다.

조여사의 남편은 생선가게를 한다.

처음부터 남편이 생선가게를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조여사를 처음 봤을때 세련, 고상과는 거리가 먼 그냥 평범한 아줌마로만 봤는데...

보기와는 달리 세련되고 교양까지 있었다.

특히, 옷 입는 폼새나 말하는 언변이 그녀의 그련면을 많이 보여줬다.

하지만 짙은 화장과 목이 거의 없을 정도의 뚱뚱한 몸매가 사람들로 하여금 그런 좋은 모습을 한참 많이 덥어서 오해하도록했다.

 

조여사가 나를 쳐다보면서 몇살이냐고 물었다.

나는 왜그러냐며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조여사는 조금 뜸을 들이는듯 하더니

"나보다 세살 적은가?"

하고 말하고는 기억을 더듬는 듯 눈동자를 위로 한 번 좌로 한 번 돌렸다.

"두 살 아래쟎아요. 75년"

"그래 맞다. 나이차이가... 음 딱 좋네......"

하면서 혼자 중얼거리더니 이내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좋아했다.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이를 드러내며 가식적인 웃음을 한 번 흘리고는 말했다.

"사귀는 사람 있어?  없지.... 없는 줄 알았어. 그러니까 늦게까지 일하고 쉬는날도 출근하고...암튼 결론만 말할께..정말 좋은사람이 하나 있는데 한번 아니 꼭 만나봐야 돼.

나를봐서 .....내가 미리 구두약속을 해버렸거든...."

배시시 웃는 조여사의 얼굴이 오늘따라 가식적이고 얄미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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