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7월은 청포도 익어가는.........
어느 유명한 시인의 시한구절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유난히 비가 많이 오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갔음을 느끼게 해주듯이 새순이 돋기 시작하던 나무들이 보란듯이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올해도 풍요로울것이라는 기분좋은 예상을 하게 합니다
비가 많이 오면 항상 온집안이 습기로 인해 눅눅해집니다.
장마철이되면 우산을 들고 시장갔다오는일도
은행에 공과금 내러가는 일도
빨래해서 널어놓는 일도
심지어는 축하해줘야하는 결혼식에 가는일도
마냥 귀챦아집니다.
예전에는 비가오면 바짓단이 젖을까봐 종아리나 무릎까지 걷고서 다니는 일이
흔했는데.......
어제는 시장가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바지끝이 젖을까봐 무릎까지 둥둥걷고서
우산을 받쳐들고 시장에 가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중에서 바짓단을 걷고 다니는 사람은 나하나뿐이었습니다.
예전에 한창때에 엄마가 하던말이 많이 생각났습니다.
겨울에는 멋부리다가 얼어죽는다. 따뜻하게 입고 다녀라.....
맑은날에도 동네 청소할일 있냐며 청바지단좀 줄여입고다녀라......
비올때는 제발 바짓단좀 걷고 다니면 덜 더러워지지 않냐.......
그때는 엄마의 잔소리로만 생각되던것들이
이제서야 무슨말이었는지... 왜 그렇게 해야되는 지.....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때 엄마의 그 잔소리들을
내가 내자식들에게 그대로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내가 바짓단을 걷고다니니 사람들이 자꾸 나를 쳐다보더군요..
시선이 신경안쓰일수가 없었지만 바지 버리는것 보단 낫겠다 싶었습니다.
우스개소리로 사치가 심한 사람들 틈바구니에 검소한 사람이 있으면 그 검소한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된다고 하더니 그런 느낌이었어요
시장을 갔다오는데 피식 웃음이 나더군요
예전에 나도 엄마말 안듣고 바짓단으로 청소많이 했었는데........
장마철에는 빨래도 잘 마르지 않습니다.
집안에서 널다보면 여러가지 냄새가 복합적으로 빨래에 스며들어
빨래를 한건지 안한건지 알 수 없을 정도죠.
엄마가 빨래하듯이 손으로 싹싹 비벼빨아서
깨끗한 물에 충분히 헹군뒤에
탁탁 털어서 볕좋은 날 빨랫줄에 넣어놓은뒤
가볍게 부는 바람에 빨랫비누냄새가 살포시 집안을 감싸면
행복한 기분이 저절로 들겠죠......
장마철에 빨래할일이 걱정이 되면 엄마생각이 많이 많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