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츄프라·카치아는 아프리카 깊은 밀림에서 공기 중에 있는 소량의 물과 햇빛으로만 사는 음지 식물과의 하나라고 한다. 이 식물은 사람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는 설이 있다. 그래서 일까, 유츄프라 카치아는 결벽증이 또한 심한 식물이다. 지나치다 실수로 다른 생물체가 스치듯 몸체를 건드리게 되면 그 시각부터 시름시름 앓다 결국엔 죽고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츄프라·카치아는 다루기 어려운 식물로만 알려졌다. 그러나 불가능에 도전하며 이 식물을 연구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 식물에 대해 수 십년을 연구했고, 식물도 그만큼 시들어 죽었다.
결국 수수께끼는 풀렸다. 유츄프라~는 어제 건드렸던 그 사람이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건드려주면 죽지 않는 비밀을 껴안고 있었던 것이다.
한없이 결백하다고 생각했던 식물이 반대로 한없이 고독했던 식물이었던 것이다. 누군가 건드리면 금방 시들해져 죽어버리는, 그렇지만 한번 만진 사람이 계속해서 애정을 가지고 만져줘야만 살아갈 수 있는 식물, 유츄프라·카치아 였다.
누군가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줄 수 있었던 시간들, 또는 누군가 나에게 지속적으로 애정과 관심을?
그것을 잃어버리기 전엔 그 애정과 관심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살았다. 오히려 그 관심과 애정을 부담스러워 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것이 어느 날 사라졌을 때, 그제야 그 소중한 것을 기억하게 된다. 가까이 있어서 너무나 소중한, 평범한 일상 속에 있어서 소중함이 잘 보이지 않아 껴안지 못하고 놓쳐 버린 시간들.
이젠 그런 것들을 다시 찾아 좀 더 아끼고 지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