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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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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내음


BY 단미 2007-06-24

비가 한차레 내린후에 산길을 오르는것은 참으로 상쾌하기만 하다

페부 깊숙히 크게 쉼호읍하면서  맑고  싱그런 산소를 한웅큼  선물 하는 사치를 누리면서

작은 풀잎에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물기에도 잔잔한 사랑을 느낀다

 

이렇게 자연은 우리에게 호사를 누리게  하지만  우리는 크게 고마운줄 모르고

덥다고  춥다고 불평을 하는 한낱 미물일수 빆에...

 

좁다란 산길 옆에는 제법 큰 도랑이 생겨 밤새 내린비를 토해 내느라 연실 콸콸대면서

내가 어릴때  아버지가 논 가득 봇물 채우던 추억을 돌이켜 준다

 

그어느핸지 모르는 아련한 그 때는 참으로 많이 가물었다

콩밭에는 먼지를 하얗게 뒤집어쓴  채 밭고랑은 이미 물맛을 기억 하지도 못할만큼

쩎쩍 벌어져서  배를 내 보이고  모내기한 논 바닥도 아버지 속처럼 갈라져서  타들어가던

그여름에는 식수 조차 구하기가 어려웠고  논 한가운데다가  겨우 기계를 박고 인위적으로

물을 퍼 올려서  동네 사람들은 물 구경을 할수 있었다

 

저녁 해질 무렵이되면 우리는 다라이 들고 물을 이고 집으로 날라야만 했다

유일한 우리집 식수를 조달하는 것이다

 

조그만 아이들이 머리에 물을 이고 날으는 날들이 길어졌지만 기다리는 비는 오지않는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마을 어른들은 돼지 머리를 올리고 떡시루를 장만해서 기우제를 지내기로  했다

마을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무당이 오고  마을 에서 제일 나이 드신 어른이  종이에 쓰여진

글을 읽으면서  하늘님께 부처님께  염원을 하는것을  엄마 치마뒤에 숨어서 본 기억이 난다

 

그렇게  온 마을 사람들이 염원을 하고 기도를 한 정성에 하늘은 외면 하지 않고

며칠 사이에  알맞은 비를 내려 주셨다

 

엄마는 집안 대소사가 있을 적 마다 주왕신게 빌었다

하얀 사발에   새벽에 기른 우물물을  정성들여 올려놓고서 

빌고 또 빌고   기도한다

 

씨앗을 뿌리기 전에도 가물때도  언제나 엄마는 주왕신께 의논한다

 

가을 추수가 끝나면 붉은 팥고물이  먹음직한 시루떡을 해서  마루 한 복판에 모셔 놓고 

감사의 기도를 하는것은 우리 집안의 연례 행사였다

 

우리 육 남매는 침을 꼴깍 꼴깍 삼키며 엄마의  염원을 듣지만 무슨 뜻인지 알수 없고

오직 떡에만 관심이 있다

 

우리 육남매는 이웃집에 떡 그릇 돌리느라 즐겁고   동무 들한테   자랑할  먹거리가

생겨서 우쭐 했고 신바람이 났었다

 

가진것 넉넉하지  않지만 크게 욕심 내지 않고  나눌줄 아는 싦의 지헤를 우리 엄마는

물려준것 같다

 

이렇게  물 내음 나는 산골짝  작은 또랑 에서  내 어릴적  추억에 잠시 빠져 본다

이제는 그립기만 한 그시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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