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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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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같은 며느리와 뒷방 늙은이


BY 시골아낙 2006-04-06

 

처음에 어머님과 같이 살면서 부딪치는 일이 잦았다.

남편하고도 그랬고...며느리인 나하고도 그랬다.

아버님은 우리가 하는 그대로 봐 주시는 분이셨고..

어머님은 하나하나 간섭하는 분이셨다.

 

우리도 십 년 넘게 살아 온 세월이 있는데 사사건건 간섭을 하셨다.

농사에서 살림까지..하나하나까지를

그 때는 ..

그것이  지금까지 지켜온 그 철옹성같은 어머님의 자리를 잃지않으려는 몸부림인지를

몰랐다.

그저 우리들 하는 일에 간섭하는 시어머니로만 비쳐줬다.

아들과 며느리와 그런 부딪치는 소리가 나던 시절..

 

그럴때마다 어머님은 문을 *꽝*하고 소리가 나도록 닫고는 한 마디하셨다.

**내가!  뒷방 늙은이가?**

그러면서 문을 닫고는 혼자 넔두리를 쏟아내는 소리가 바깥까지 들렸다.

그러면 며느리인 나는 좌불안석..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어른이라면 벌벌 떨떨 시절이었다.

그러고나면 나도 어머님도 한동안 서로 서먹서먹하였다.

어머님은 여우 며느리를 원했지만 나는 곰 같은 며느리였다.

아침을 차려 드려도 드시지않고 우리가 없으면 혼자 드시고 방에서 나오시지도않고..

참 어른과 같이 산다는것을 뼈저리게 후회한 날 들이었다.

 

친정 아버지께서 얼마나 효자이셨든지 할아버지 할머니방에서 앓는 소리만 나도 

주무시다가도 뛰어가셔서 한밤중이라도 군불을 지피셨던 분이셨다.

시에서 효자상으로 그 시절 귀하던 사기그릇을 부상으로 한 궤짝 받으셨는데 어머님은 

잘 쓰지도 않으시고 닦고 닦은 기억이 나에게는 아로 새겨져있다.

 

그러고는 당부하셨다.

**살아가면서 아버지 이름에 먹칠하는 딸들이 되지 말라고..**

그렇기에  나도 어른 모시는것을 당연한것으로 알고는 내가 차고 들어온 자리이지만

그때는 이 자리를 꿰차고 앉은 내가 참 어리석다고 느끼던시절이었다.

 

어른들이란..

아이들과 똑 같다.

지금 아이들 두 명과 어른아이 두 명과 같이 살고 있지만..

아이들은 엄마인 내 말을 잘 따라주지만 어른 아이인 두 분은 영 내 말에 따라주시지않는다.

살아오신 세월동안 스스로 익혀온 삶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삶도 있기에 곰 같은 며느리가

오늘도 재주를 부린다.

 

**어머님 어디가셔서 음식 드시면 조금씩 드시면서 흘리는 음식이없게 천천히 드시고

꼭 일어나실때 흘린 음식이 없는지 확인하여 있으면 치우고 일어나시라고..

**틀니 아무데서나 빼지말고..남의 말도 함부로 하시지 마시고 가만히 듣고만 계세요**

**아버님 속옷 자주 갈아 입으시고 목욕도 자주 하시구요**

 

곰 같은 며느리는 날마다 어른들께 이런 못난재주를 부린다.

 

 

2006-04-06 11:42 조회수 :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