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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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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47

나 다시 태어나면 예쁜여자로 태어나고파.


BY 시골아낙 2006-04-06

 

지난 가을인것같다.

어머님과 주문 들어온 고추꼭지를 따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있는데

어머님이 내게 물으신다.

 

**야야! 니는 다시 태어나면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으냐?** 하고...

어머님의 물음에 나는 잠시 고민에 빠진다.

뭘로 태어나지?

 

나무...아니다. 나무는 되고싶은데 사람들이 내 몸을 베어 가서 아궁이에 넣을테니 불이

무서워서 안되겠고..

새...이것도 아니다. 큰 새라면 모를까.. 작은 새라면 잡혀 먹을것이 무서워 안되겠고..

그러면....음...그러면하면서 내가 다시 되고싶은 근사한 그 무엇을 찾고있는데 내가 되고 싶

은것만 생각하느라 어머님 물음에 답이 늦어지는것을 몰랐다.

내 생각의 끈을 놓아버린 어머님의 답에 나는 흥분하였다.

 

**내는 다시 태어난다면 이쁜 여자로 태어나 좋은 신랑 만나 사랑 많이 받고 싶데이**라고..

어머님도 아버님께 평생 남편의 든든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항상 남편을 이끌고 여기까지 오

신걸 나는 지금까지 어머님의 넋두리에서 들어서 알고있다.

그렇기에 어머님은 남자로 태어나 세상을 한 번 휘둘러 보아야하지 않겠느냐고 나는 흥분하

여 어머님 말씀에 반기를 들었다.

 

**아! 이제야 저도 뭘로 태어날지 정해졌어요. 어머니 저도 남자로 태어나고 싶어요**

아버님의 그 가부장적인 절대적인 남자 우위의 법칙

남편의 (진보하였다고하여도 대한민국의 남자이리라)그 남성 우월주위의 자만감을 알기에

그냥 그때는 나도 남자로 태어나 남편은 여자가되어 나와 바꿔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이 그때는 문득 들었던것같다.

 

그런데..

어머님은 다시 여자로 태어나고 싶으시단다.

얼마나 많은 세월 여자로 태어나 한숨과 슬픔으로 살아온 세월인데..

또 여자로 태어나고 싶으신걸까?

라는 물음 뒤에 어머님의 슬쓸한 생이 엿보인다.

 

항상 막내노릇만하면서 든든한 남편이되어주지도 못하시면서 남자라는 그 위엄만으로 어머

님의 생을 힘들게하였던 아버님..

그러면서 힘든것은 어머님앞으로 밀어놓으시는 아버님의 그 막내 기질때문에 평생을 눈물로

 살아오셨다는 어머님의 그 한 맺힌 생을 나는 알고있기에 처음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그것도 예쁜여자로 태어나 사랑받고 살고 싶으시다고..

얼마나 남자처럼 억척스럽게 살아오셨다면 저렇게 말씀하실까 싶어 나는 더 이상 흥분하지

않고 어머님 소원대로 그렇게 되시라고 기원드리고 싶었다.

**어머님 될 수 만있다면 예쁜 여자로 태어나 정말 여자로서 사랑받고 살으시라고..**

 

그렇지만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여자로는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

 

 

 

2006-04-04 12:07 조회수 :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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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낙 [2006-04-05,09:58]
  은웅택님의 고부지간에 추억만들기 얘기에 많은 생각을 합니다. 그냥 5년간 어머님과 부대끼면서 살아온 이야기를 이렇게 글로 옮겨보지만 과연 내가 어머님과 살면서 얼마나 좋은 마음으로 어머님을 대하였느지를...시어머님이아닌 한 여자로서의 삶에서는 참 불행한 우리어머님 어떨 때는 연민으로 또 다른 측은함과 그리고 미움이 없다고하였다면 거짓말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인네 잘해 드릴 때는 그저 좋으시고 내 뒤틀린 맘을 조금만 어머님께 비치이면 딸들한테 고자질하시고...그래서 나를 힘들게 하신 분.. 내 엄마도 아니고 나를 참 힘들게한 남자의 어머니.. 그리고 내게만 기댈려는 이 힘없는 노인네를 나는 태평양바다보다 더 너른 마음으로 이 모두를 안아야한다는것을... 목화송이님 글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조금 나아집니다. 나무야..내 친구 나무구나..여기도 들어오네..아는이가 내 글을 본다니 벌거벗은 내 몸을 보인것같은 쑥쓰러움이 든다.
꿈꾸는나무 [2006-04-05,01:27]
  내가 아는 아낙네가 맞는겨....지난글들 보면서 너를 조금은 더 알아가는것같더라..그래서 더 반가왔구...... 시골생활 잘 적응하며 잘 살고있네...시모님과 그런대화도 나누고....나도 그렇게 사람들이 사는것처럼 살아보고싶어...갈수록 더 삭막함만 느낀다..나는 ...지금 비가오는데...내 마음도 촉촉히 젖어보고싶다...
목화송이 [2006-04-04,21:31]
  글을 잘 쓰시는군요 이글을 읽다보니 오늘 어머님과 외출중에 지하철계단을 오르면서 갑자기 요즈음 뉴스에 뜨는 현대자동차 후계자 정의선을 생뚱맞게도 생각했답니다 그 이유가 얼마나 복이 많으면 부자집 휴계자로 태어날수 있을까 하고요 그건 노력보다는 저절로 되잖아요 물로 휴계자교육은 받겠지만은요....... 부러워라
은웅택 [2006-04-04,21:27]
  저의 시어머님 생각이 나네요. 평생을 아버님의 그 잔소리와 응석을 받아 주시며 사셨죠.정작 자식들은 아버님에게 밀려나서 응석도 못떨었다네요. 생선이 있어도 아버님 먼저, 뭐든지 다 아버님 우선이엇으니까요.아버님 돌아가시고 어머님이 따라 돌아가셨을때 우리가 아버님이 또 잔소리 할려고 불러가셨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어머님은 손 뿌리치실거야라고 하며 웃었죠.그 시대의 어머님들이시죠.살아계시다면 지금쯤 팔순을 조금 넘기셨을거여요. 고부간에 추억 많이 만드세요.
시골아낙 [2006-04-04,17:52]
  어머님 연세 8순... 한 달전에 심근경색으로 저 끝세상까지 다녀오신분이죠. 아마 저희가 여기 살지 않았다면 지금 어머님은 이 곳에 계시지 않을 성 싶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의 이 바램을 저는 조금 알것같습니다...햇살님.. 여기도 이쁜 비가 내립니다. 며칠 전 기상캐스트가 그러더군요. 주말에 비가와서 조금 섭섭하다고...얼마나 이 시골에는 단비를 기다리고있는데..남편왈...저 얘는 밥도 먹지않고 살거야...라고 그런 이쁜 비가 하루 종일 이쁘게 이쁘게 내려 우리집 진달래와 개나리가 지금 한창 샤워중입니다.
햇살 [2006-04-04,15:29]
  저도요...다시 태어나면 정말 예쁜 여자로 태어나고 싶어요..근데 남자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제가 거울을 보면 예쁘다 하는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요.....ㅎㅎ ,,,그리고 전 남자로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 남자들 ,,제가 아는 남자들 중에 존경 하고 싶은 남자가 별로 없거든요.. 그러니 남에게 상처주는 남자로 살고 싶지 않으니까..여자로 태어나고 그리고 예쁘고 변호사나 의사로 태어나면 좋겠고... ㅡㅡ상상만 해도 좋으네요. 님 덕분에 오늘 전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습니다. 부잣집 막내 딸이면서 이쁘면서 공부도 잘 하면서......ㅎㅎ...어머님은 또 다른 이유로 예쁜 여자로 태어나고 싶으시군요....어머님도 상상의 나래를 펴시고 오늘 행복하시면 좋겠어요..소원도 이루어지시고!!!어머님과 그런 대화도 나누시고 좋은 며느님이시네요..화목한 가정이 느껴져서 제 기분도 좋네요...그곳도 봄비가 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