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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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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꽃


BY 비단모래 2006-09-01







      자귀 꽃

      이현옥

      붉은 영혼 강을 건너다
      발목이 빠진다
      쏜살같이 달리는 세월과 함께 달리기란
      얼마나 숨 가쁜 일인가

      더러는 너와 포개져
      네 몸 위에 다리를 올려놓고 쉬고 싶다
      아니면 그냥 벗은 몸 그대로
      아무렇게나 흐트러진 채로

      산다는 것은
      참나무 굴뚝에 활활 타고
      숯으로 남는 것
      꺼진 듯한 불꽃
      다시 피우며 살아내는 것

      때로는 심장 가득 슬픔을 채워두고
      보고싶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한
      꽃 한 송이 피워내는 것

      소낙비처럼 쏟아내는 거친 숨소리
      가만히 덮어두고
      몸속에 남아있는 흔적을 닦는 것

      머릿속에 감긴 필름을 되돌리며
      간혹…웃다가
      간혹…울다가

      숨넘어가도록 황홀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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