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2 라는 영화를 전부는 아니고 TV채널을 돌리다가 배우 유오성이 아주 고통스런 표정으로 하는 한 마디에 내 귀가 꽂혔다. 뭐 대가리가 심란하다는 뜻인데.. 요즘 그 배우의 말이 바로 내 심정이다. 뉴스도 드라마나 영화도 내 심정만큼이나 도진 개진 인 것 같다. 청와대를 보니 비서관하나 잘 못 둬서 뒷감당하느라 앞으론 남은 임기내에 그 치닥거리 하다가 다 보낼 것 같고, 그 잘난 땅콩 봉지 개봉 안해서 줬다고 줄초상 치루는 비행기 회사도 갈 길이 머나 먼 고생 길이 훤히 보인다.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다. 10여 년 전에 보험영업을 하던 때, 나도 어지간히 볼 품없게 생겼지만, 그 남자도 진짜 볼 품이 없어 보였다. 그래도 중소기업의 대표였는데 이 분이 그 당시 타고 다니는 차가 프라이드였다. 경차는 아니지만 그래도 중형차보단 작았다. 어느 대학인지 그 차를 타고 들어가면 그 경비실에서 뛰어나온단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까 그 당시 대학 주차장이 여기 저기 좀 넓냐고 혹시 아무데나 콱 주차 해놓고 버리고 가는 차가 많았단다. 그러니까 그 분이 차를 끌고 가면 혹시나 그런 차가 아닌가 싶어 경비직원이 꼭 따라 온단다. 그런데 이 분 말씀이 더 재미있다. " 혹시 고물상 오면 집어 갈지 모르니께 잘 지켜 줘요 잉?" 그럼 어디서 왔냐고 경비원이 꼭 묻는단다. 대답 대신 명함을 주면 얼굴 한 번 보고 명함 한 보고 이게 진짜일까 아닐까 근심하는 표정이 역력하단다. 그럼 그 분이 그러신단다. 그럼 나 볼 일 볼 때까지 여기 내 차를 지키고 있어요?" 하면 어떤 경비원은 진짜 올 때까지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호텔 세미나 장에 들어갈려니까 거기서도 어떤 남자가 어디서 오셨는지요 여기 잘 못 온것 같다고 문을 안 열어주더라나. 그래서 문 밖에서 세미나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 아는 사람을 찾다 보니 그 모임의 회장이 동기동창이라고 해도 도무지 믿지 않더란다. 그래서 그 문지기한테 그랬단다. 명함을 주면서 나 그냥 간다고 전해주라고 돌아서서 나갔는데, 나중에 핸드폰으로 전화가 오더란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몰라봤다고 굽신굽신하는데 그 분이 그 말에 또 한 마디 하셨단다. " 거 참 나같이 못생긴 사람 처음 봤나 왜 나를 못 알아봐요?" 이 분 그 분야에 기술을 명장 급은 아니더라도 그 분야에선 없어선 안 될 분인데, 비행기도 타면 꼭 일반석을 타야 승무원들이 신분증 보자고 안하더란다. 한 번은 뭣도 모르고 일등석을 탔는데 승무원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열나게 힐끔 힐끔 보고 뭐 좀 드릴까요 가 아닌 혹시 이 자리가 맞는지요 이러더란다. 그 후론 귀찮아서 절대 일등석은 안 탄다나.없는 듯이 생긴대로 살아야 젤 편하다고 하신 분이 오늘 따라 그냥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그냥 궁금하다. 아마 그 분 여전히 그 프라이드 타고 다니실 것 같다. 연세도 벌써 70은 넘어 가셨을테고. 무슨 일이든지 모델이 있다. 우리말로 그대로 옮긴다면 "본보기"다. 예술도 무엇이든 모방을 하다보면 나름 내 생활에 방식이 생기고 각 개성대로 발전을 하게 된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요즘 이 본보기가 자꾸 자리를 잃어 그 존재를 잊어버려 요즘 이런 시국이 벌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 그래선가 별로 신나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이러다가 한 해 다 저물어가는 걸 그냥 지켜봐야 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