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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지다


BY 그린플라워 2023-08-01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별일없으면 집앞에서 타는 노인복지관버스를 타고 복지관에 가서 서예와 사군자 숙제를 한다.
어제는 집안 환기시스템 관리기사가 오기로 했으므로 복지관에 못가고 집에서 숙제를 해보니 마음먹은대로 그려지지가 않는다.
오늘은 작정하고 일찌감치 집안일을 서둘러 해놓고 갓지은밥 좋아하는 큰아들 밥과 반찬도 해두고 여유있게 내려가고 있는데 휴대폰을 두고온 게 생각나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가 나갔다.
신호등이 점멸등으로 바뀌길래 평소 달리기실력을 발휘해서 뛰다가 신호등 앞에서 발에 뭔가가 걸리면서 엎어졌다.
얼굴이 닿아 코에서 뭔가 줄줄 흘러내리는데 경비아저씨가 달려와 괜찮냐고 묻는데 일단 지혈이 급해서 괜찮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와 마스크를 벗어보니 피는 별로 없고 콧물이 흘러내렸나보다.
한 손에 서예가방과 한손에 양산을 들었었는데 넘어지면서 양산대가 부러지면서 지지대역할을 해줘서 앞니 두대도 멀쩡하고 코 끝에 찰과상을 입고 윗입술이 부은 정도로 그쳤다.
오후에 출근하는 아들이 상태를 보더니 크게 다친 건 아니라고 하면서
"어머니, 제발 덜 돌아다니시고 집에서 근력운동이나 열심히 하세요."

이제 신호등 보고 뛰는 건 하지말아야겠다.
내가 70을 바라보는 노인이라는 걸 절대 잊지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