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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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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막 써도 망하는데..


BY 천정자 2013-02-28

돈을 막 써도 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말도 막하면 망한다.

잘 골라서 규모있게 써야 할 것은 돈도 그렇지만

말도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결과가 당장 나오지 않아도 결국은 그렇게 되더라는 통계를 안내서 그렇지

사람 이치가 별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해도 해도 계속 말은 할 수있고 무한대로 죽을 때까지 말을 해야 되니 

나 같은 수다쟁이도 좀 피곤 할 것이다. 그래도 어쩌랴 막 쓸 돈은 없어도

그냥 줄줄 떠들어야 사는 것 같으니 말이다.

 

어제도 나에게 두 가지 일이 생겼다.

가지는  돈 때문이다.

돈을 서로 거래하는데 먼저 합의가 되고 거래하는 것이 절차인데

부부가 같이 사는데 이 돈, 저 돈 구분해 가면서 사용한다는 것이 되레 불편하다.  

구분자체가 애매모호하다고 할까.

니돈이 네돈이고 내 돈이 니돈이라고 해도 무방할텐데.

오랫동안 같이 살면서 돈 애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키가 커지더니 나중에 목소리에 마이크 대고 버럭 화를 내는 남편보고 신혼 땐 속으로 가슴이 두근두근 하더니 지금은

나는 더 소리를 버럭 질른다.

" 아 긍께 당신 지금 누구랑 살림하는 겨?"

남편은 아직도 착각을 하고 있다. 큰 소리만 나오면 기죽은 마누라만 그리워하나 아님 그 마누라만 기대하고 고분고분 말을 잘들을 것으로 생각했으니, 여전히 기차화통 구워 먹은 것이 무기인 줄 알고 있다. 이젠 나도 이 단계를 좀 업데이트를 해서 그 큰 목소리를 다 들어준다. 그 애길 다 들어줘야 나에게 할 말이 떨어질텐데, 어째 끝날 기미기 안보인다. 그 옛날 고려 짝 내가 잘 못한 것만 어쩜 그렇게 기억을 잘 할까 싶다. 나도 내가 한 잘못한 일도 오래되면 그게 내가 했었나 싶은데, 무슨 이 남자는 그렇게 시시콜콜한 것을 어디다 따로 저장을 했나보다. 말 하고 싶을 때마다 불러오기를 해서 제대로 쓰는데 하도 기가 막혀서 나도 남편의 잘못을 짚어내서 큰 소리로 한 소리 제대로 내 질르고 싶은데, 어찌 된 일인지 년 월도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나 이런 상황이 뒤죽박죽이니 말하면 뭐하나 그냥 말 없이 듣는 것이 상책이었다.아닌 것은 아니라고 했더니 남편 왈

" 그럼 뒤집으면 겉 아녀?"

이 남편 어디 문화썬터에서  말 따로 배웠나 보다. 나는 그만 그 말에 헤헤 웃었다.

에구 웃어야지 이 나이에 남편하고 싸워서 이기고 살아봤자 그 남편의 그 마누리 부창 부수인 걸. 달라지는 상황은 하나도 없는데.

 

어제 두 번째 애기는 말 씀씀이다.

울 시어머님이 얼마전에 입원을 했는대, 전화라도 자주 걸어 안부 좀 물으면 어디가 덧나냐고 하는거다.

주변머리가 없으니 늘 잃어버리고 덜렁대니 매사 대충 대충 넘어간단다.

남편 말 들으니 그 말도 맞는 말 인 것 같다. 무뚝뚝한 며느리가 말 많이하면 어울리지 않을 것이고, 또 내 성격이 곧이 곧대로 할 말먼 딱하면 그 다음 말은 준비 안 된 것처럼 그냥 멈춘다. 특히 울 시어머니는 당신 애기만 하면 되지, 내 말은 별로 들을려 하지도 않고, 그렇게 이 십여년을 겪다보니 큰 며느리는 원래 말 없는 애다 이렇게 알고 계시는데, 갑자기 살갑게 말을 하라니 하란다고 나오나 그 말이 그냥 하던대로 살게 되는 걸 어쩌냐고 따졌더니 니는 딴 데서 말은 잘하면서 왜 그러냐는데 순간 아차 싶은 것이다. 나보다 더 말을 잘 하는 사람은 남편이었다. 이래 저래 나만 부부싸움 하다가 제대로 한 대 맞은 기분이다.

 

 말로는 무슨 말을 못하겠냐만, 마음이 가는데로, 쓴 데로 말이 나가니 그 맘을 잘 가다듬어야 할텐데, 이 마음이 하루 열두번 변덕 부려도 내 맘을 내가 모른다. 기상청에 내일 비가 올지 눈이 올지 미리 예보하듯이 안내 해주는 마음기상청 하나 있으면 떡 좋겠다 싶었다. 당신 내 일 좀 우울 하다가 잠깐 갤 것이고 곧 상쾌한 마음일 것입니다. 이런 멘트 하나에 하루 기분 상쾌할 것이다 이런 상상도 해봤는데, 그런 것도 오래되면 좀 질릴 것 같다.

 

 그래 남편 말대로 내 코를 한 번 잡고

" 어머니 몸 좀 어떠셔유~~?" 해 볼까 하고 소리를 내 봤더니

분명히 울 어머니 전화 잘 못 걸린 줄 알고 끊으실 것 같다.

그냥 하던대로 하는 것이 나도 편하고 어머니도 부담 없게

" 엄니! 오늘 저녁 제가 해드릴께요~~"

그냥 서로 익숙한 것이 제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