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지난번에 연주회 같이 감상하고 죽은 친구 수목장 한곳에 사후에 훈장 탄 것 보여주러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러 인사동으로 가게 되었다.
오래 전에 동생이 사줬는데 몸이 불어서 못 입었던 미끄마끄 원피스가 편하게 맞길래 그 옷을 입고 가방을 골라보니 서예와 사군자수업을 받고 바로 모임에 가야하는데 붓까지 담아갈 마땅한 핸드백이 없다.
팬트리 안에 두었던 에코가방들을 꺼내었다.
한창 유화에 빠져서 살 때 아크릴물감으로 유럽의 고성을 그려둔 것들 중에 마땅한 게 보였다.
속에 파우치를 넣고 붓들까지 넣으니 안성맞춤이다. 나는 친구들이 명품백 들고 나올 때마다 내가 만든 퀼트백으로 비교불가하게 했다.
보는 이마다 그거 어디서 샀냐고 묻길래 직접 그린 거라고 했다.
수업이 끝나고 인사동에서 친구들을 만났는데 명품백 들고나온 친구들에게 전혀 꿀리지않아서 좋았다.
저녁식사를 하는데 유럽여행 중에 샀다는 23만원짜리 와인도 콜키지 비용을 내고 마셨다.
네명이서 25일간 다녀온 여행이 일인당 넉넉하게 예산을 짰는데 왕복 비행기좌석도 업그레이드하고 하루 호텔숙박비가 백만원짜리도 몇번 있어서 일인당 이백만원씩 더 들었단다.
식사는 해먹기도 하고 각지의 현지식으로 서로 능력껏 냈단다.
다들 사이좋게 중간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다녀온 것을 축하해 줬다.
3년 뒤에는 6명 모두 같이 가자고 했다.
3년 후에 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지만 일단 그렇게 하기로 했다.
네명의 성향이 너무도 달라서 여행 중 있었던 에피소드들이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고 떠들다 왔다.
어제는 에코가방이 한몫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