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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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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찾아간 성묘


BY 천정자 2011-09-22

추석땐 차가 막혀 못가고, 명절이 아닌 땐 먹고 사느라고 못 간 울 아버지 무덤에 몇 번 가는 것이 손에 몇 번인지 헤아릴 정도다. 하나 밖에 없는 딸이 어째 시원찮아 남편이 가자고 하면 가고, 남편이 바쁘다고 하면 시간 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다 찾아뵙지 못 한 것이다. 아들 셋이 있으면 뭐하나 ..

 

딸덕에 사위가 벌초며 무덤관리인이 되어 돌아 보는 것이 일이 되었다. 그런데 말이다.

아버지 무덤에  세운 비석을  살펴보니 세상에나 울 남편 성이 최씨가 아닌 채씨로 새겨진 것을 본 것이다. 나 원 참 울엄마 처음엔 아버지 무덤을 잘 몰라 남의 무덤을 공사해 주더니 이번엔 비석이 말썽이다. 벌써 이십여년이 지나는 동안 내 남편의 성이 채씨로 바뀐 줄도 모르고 살았으니 이걸 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할 수 없이 남편에게 애길 했더니 별로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그냥 고치면 되지 뭐.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도 난감하신 모양이다. 처음 남편무덤을 못찾아 물어 물어 겨우 공사한 곳이 다른 사람 무덤이라고 연락이 와서 다시 내려가 제대로 찾은 무덤을 보니 평평한 무덤이 아닌 겨우 무덤으로 무뉘만 남아 있더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 당시 같이 한동네 사시는 한 할아버지가 제대로 알고 계셔서 겨우 찾은 아버지의 무덤인데, 부랴 부랴 다시 공사해서 봉분을 세우고 미처 비석에 사위 성이 바꼈는지 뭔지 확인 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울엄마도 어이가 없으신가 묻고 또 묻는다. 내가 그렇게 봤는데 그걸 몰랐다고 최서방한테 미안해서 어쩐다냐 또 한 걱정이시다.

 

한 세상 살다보면 별 일도 다 있을 것인데, 그거야 석공한테 돈주고 부탁하면 바꿔줄테고, 언제 또 아버지한테 성묘가면 제대로 말씀 좀 드려야 겠다. 아버지 제 남편 성이 채씨가 아니고요 최씨예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