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줌마닷컴 2010아줌마어워드에 아줌마닷컴을 빛낸 회원님으로 선정되셨습니다.
아울러 10만원 경품에 대한 제세공과금이 2월 23일까지 필요하니 공지사항을 확인과 연락바랍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문자가 왔지만 자세히 보지 않았다.
눈 시력이 안좋아 돋보기안경을 쓰고 볼 때까지 내용이 뭔지 모르고 삭제를 할 번했다.
사무실에 돋보기 안경을 찾아 읽어보니 이게 뭔 일이여?
세상에 나한테 이런 일이 다 생기다니...
세상 참 오래 살아봐야 한다더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다.
나한테도 이런 일이 다 생기다니.
얼른 아줌마닷컴에 전화를 했다.
제 글에 감동을 달아주신 분들이 주시는 선물이란다.
어리벙벙하다. 우선 제세공과금을 내고 난 후 이 상품권을 어떻게 쓸까 이 궁리 저 궁리를 해봤지만, 내가 사는 여긴 그 유명한 마트나 백화점도 없다. 천상 차끌고 큰 도시로 가야 하는데 상품권 교환날짜가 4월 1일까지란다.
그렇게 몇 칠이 지났나 나와 유일하게 의형제를 맺으신 울 언니가 전화를 하셨다.
" 야야 애들 옷을 사주고 싶은디 나랑 마트에서 만나자?"
울 언니 지금 주머니 사정이 영 말이 아닌데. 조카들이 봄이라고 새옷을 사주고 싶다는 말에 퍼뜩 상품권이 생각 나는 것이다. 알았다고 약속을 잡고 만나는 장소에서 내 애길 했다.
"언니! 나 언니한테 그동안 신세진 거 오늘 10만원짜리 상품권 드릴께 !"
"엉! 그건 어디서 난 거여?"
핸드폰에 저장된 상품권 사진을 보고 신기해 하신다. 요즘 세상이 좋아서 우편으로 보내는 것도 아닌 직접 메일로 쏜 그 상품권이 더 신기해 하신다.
" 언니 집에 커피 있어?"
울 언니는 젊었을때 다방경영을 십 수년 하신 요즘 말하는 바리스타보다 더 커피 뽑는 기술이 대단하신 커피 마니아다. 그 덕에 나는 세상에 어떤 커피숍에서 먹어 보지 못한 원두커피를 원없이 공짜로 마실때마다 원두커피를 사주고 싶었다고 했다.
울 언니는 나를 보고 그 상품권을 보고 니 참 대견하다 대견하다 하신다.
살림못해 덜렁덜렁 거려 털털한데다 뭘 잘 잃어버리고 칠칠치 못하다고 늘 챙겨주시기만 울언니가 오늘은 니가 달라보인단다.
" 헤헤..언니 그거 별 거 아녀 맨날 수다떨기만 했는디 이런 일이 생기네"
애들 옷은 언니 형편 피면 그 때 가서 사고, 까짓거 돈이 없지 옷이 없어서 못 사겠어요?
카를 끌고 다니면서 커피도 사고 자연으로 낳은 방사알이라나 이름도 긴 계란 한 판에, 쌀에 눈이 달렸다는 쌀 한포대에 언니가 좋아하는 사과에 실컷 골라도 오먄원이 남았다.
"언니 우리 남은 돈으로 찜질방가고 삼겹살 구워 먹을까 ?"
"좋지! 막걸리도 사가자"
마트에서 쇼핑하고 곧장 찜질방으로 가니 아직 한 낮이다.
그래도 누구 눈치를 볼 것도 없고 언니 등 밀고 내 등 밀어주는 언니 덕에
몸이 날아갈 것 같았다. 목욕탕 옆에 오랜 단골집인데 돼지를 직접 키워 운영하는 곳인데
가격도 싸다. 막걸리에 삼겹살 파티를 하니 하늘이 다 내 것인양 세상 부러울 게 없다고 했더니 울 언니 그러신다.
"서쪽은 니 꺼 ! 동쪽은 내꺼!"
저 태양도 나를 위해서 뜨는 것 같다고 하신다.
무엇이든 적고 많음에 늘 종종대었던 고단한 삶이 오늘은 나에겐 최대로 행복한 날이다.
진짜 내일은 무슨 일이 생길까 ?
울언니보고 그랬다.
내일이 궁금해서 늘 오늘이 새롭다고 했다.
덧)
작은 행복에 눈을 뜨게 해주시고 제 삶에 깃발이 된 아줌마닷컴에 무한히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제 글에 감동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이자리를 빌어 인사드립니다. 감동을 잘 쓰고 잘 살겠습니다. 헤헤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