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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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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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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왜 이리 빠를까?


BY 천정자 2010-11-25

2010년도 얼마 안 남았다.

나의 오늘은 늘 새롭다.

누구애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이라는 숫자.

올 해로 아줌마닷컴을 만난지 만  팔 년째가 된다.

 

아줌마 닷컴을  만나기 전에 내가 뭐하고 살았던  사람이었나 아무리 기억을 하려고 해도

흔적없는 것처럼 그저 밥먹고 오늘 뭐 해 먹을까 애들 학교 보내려고 부랴부랴 아침마다

수선피우고 날마다 치루는 일상에 몰려 도대체 언제 한 달이 어떻게 갔는지 몰랐다. 

 

그마저도 무위도식하는 것은 명분이라도 만들어 얼마든지 계속 할 수 있겠지만, 아무리 무식하게 무지하게 막 살다가는 뭔가 큰 벌을 받을 것 같은 불안함에 절절 매기도 한 적도 있었다. 적어도 남편이 잘 나가면 덤으로 아내도 신분상승하는 시대인 만큼, 돈 못버는 남편 덕에 내가 왜 이리 팔자가 지지리 궁상을 떨고 살게 되었는지 타박도 서슴치 않았다. 사실 그렇게 하는 것인 줄 알았던 소견머리가 밴댕이 소갈딱지보다 더 볼품이 없었으니까.

 

거기다가 못생긴 주제에 성격 좋을 리 있을까. 내 몸에 조금 불편하면 얼른 도망가버리고, 내가 좀 이익을 볼 것 같으면 찰쌀떡보다 더 착 달라붙어 사는 법은 누구에게 배우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안테네 길게 세워 똑똑한 척은 다하고 다녔으니, 이런 것이 누가 그랬나 꼴갑을 떤다고 나도 이제야 이런 것을 알게 되니 얼굴이 후끈 거린다.  

 

남편의 얼굴을 보니 나만 늙은 것도 아닌데, 남편은 나보다 더 주름이 쭈즐쭈글하다. 어디  돈 주고 피부샾에 가서 그 주름 좀 어떻게 팽팽하게 해 줄까 그런 상상도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입장만 세워서 늙은 남편보다 좀 잘 나가는 멋지고 그런 남편하고 사는 것처럼 보일려는 내 욕심만 차릴려고 그러지?  내 속에서 그렇게 수근수근 하는 것 같았다. 

 

체면이 뭔지 그게 또 사람 잡을 번 했다. 시간이 오래 흐르는 것은 절대 아닌가보다. 이건 내 생각인데 절대 시간은 누구의 것도 아니고 내 것도 될 수가 없고 남편이던 가족이던 누구와 나눠 가질 수없는 물질은 아닌데도 우린 누구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한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 직장에 시간을 내 주고 그로 말미암아 또 시간을 번다고 하지만,

그 시간이 나만을 위해서  쓰자고 해도  이상하게 잘 안되었다. 뭣 때문에 그렇게 바쁘게 살았는지 목적없이 보낸 시간이 몽땅 도둑놈한테 몽땅 털린 기분이다. 내 청춘 돌려다오 노래도 아니다. 그러니 어떻게 엉덩이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나에겐 돈 못버는 남편 덕에 불만투성인 바가지 박박 긁던 내 팔자타령에 거기다가 아픈 딸아이를 보니 어처구니도 없고, 이런 상황을 돌파 할 힘이 필요했으리라. 그러다가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뭐든 처음엔 거창한 포부와 함께 멋진 미래를 꿈꾸며 시작하지만

게을러서 일기도 아닌 한 주일 한 번 기껏 몇 줄 정도이고, 그마저 오늘 뭐 했더라?  기억 안나면 그냥 말아 버리고 그나마 가계부도 수입 없으면 안쓰고 지출 많으면 또 속상하니까

남편 흉만 잔뜩 낙서하고 내가 그 당시 가계부를 보니 그냥 웃음만 나온다. 울 남편보고 어이구 이 등신아! 쓴 메모를 보았는데 아마 그 날 엄청 싸운 것 같은데. 입으로 욕은 못하고 애꿎은 가계부 맨 꼭대기에 그것도 연필로 크게 써놓은 것을 한 십년 후에 보니 어이가 없다. 싸운 이유 당연히 기억이 안나요? 청문회 안하길 다행이지. 진짜 남편하고 싸우긴 무진 많이 싸웠는데 도무지 그 이유는 또 누가 홀랑 집어 간 것처럼 오리무중이다. 이제부터 싸울 땐 어떻게 싸운 것인지 그거말고 이유만이라도 조목조목 쓰려고 한다. 그런데 나이들어 오래 같이 살다보니 싸울 일이 별로 없네..싸울 이유도 만들어야 할 지경이다. 헤헤

 

아줌마 닷컴엔 2003년 부터 들락날락 하다가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게 된 해는 일년 지난 2004년 부터다. 가계부도 일기도 전부 나 혼자 쓰다가 말다가 좀체 계획없이 쓰다가는 용두사미처럼 흐지부지 될 게 분명했다. 충청도 사투리에 개갈이라는 말이 있다. 뜻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그 어정쩡함에 명사격으로 개갈이 안난다는  갈 때 까지 가버리다가 곧 종말이 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디에서 꼭 인중받을 생각까진 없었지만, 이런 절차가 있어야만 나에게 동기가 되게 하는 원천적인 힘을 공급해주는 발전소가 필요한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발전소는 바로 아줌마닷컴이다. 돈 없어도 학력이 없어도 못 배웠어도 자격이라면 유일한 것 바로 아줌마라면 얼마든지 하루 열두 번 대문턱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드나들어도 얼마든지 오세요? 이 곳에 나의 작가방이라는 둥지를 틀어놓고 늘 조잘조잘 수다를 떨다보니 벌써 8년이란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무엇을 했는지 모르고 보낸 그 전에 살았던 시간과 지금의 시간은 천지차이가 되버렸다. 정말 사람 인생 앞 일 모른다고 그 말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지 무엇을 하고 살지, 또 누군가에게 무슨 의미로 뜻 깊게 살아 갈지 순전히 내가 살림을 하듯이

내 시간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 몫은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몸으로 철저히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이다.

 

바뻐서 일년에 몇 권의 책을 못 읽더라도 아줌마닷컴에 생생하게 생중계되는 수 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생각들은 몇 백권의 책읽기보다 더욱 질로나 양으로도 풍부한 간접작인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여기 이 곳에서 오시는 분들은 나름 자신의 시간과 인생을 반추해가며 멋지게 사시는 분들만 오실거라고 예측한다.

 

조금 있으면 돈 받으러가다의 나의 작가방에  500회차 글로 채워 질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멈추지 못한다. 또 앞으로 어떤 오늘이 멋지게 펼쳐질까 비록 멋있지는 않더라도 나 자신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관한  나만의 기억 저장고다. 나에게 오늘이라는 시간은 평생 기대와 늘 설렘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드라마틱하게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