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재작년 여름이었을 것이다.
오랜 투병에 장기 환자가 사망을 하셨다.
그것도 밤 새 안녕이리고 하지만 이 환자는 대낮에 요양사들도
간호사들도 분주하게 옆을 지켜주고 돌아가시기 전 임종을 보신 분이다.
병원에서 이런 일은 흔하지 않다.
곧이어 목사님이 임종예배를 하시고
조용히 침대에서 장례식장으로 가는 침대카에 옮겨지는 것을
다른 환자분들도 배웅을 하듯이 하였다.
한 환자가 사망하시기 전이니 가족에게 연락을 하면
사망을 한 후 다시 연락하라는 환자들 참 많았었다.
어떤 보호자는 사망신고도 해주지 않아 내가 직겁 전화를 드려 보니
먹고 살기 바뻐서 아직 못 한 것란다.
죽은 사람은 아직 호적에 멀쩡히 살아계시는 분을 보니
사람 먹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중대사일까 싶었다.
또 다른 환자는 잘례를 치루고도 아무도 찾아 오지 않아 내가 직접 동사무소에 사망신고를 하러 가니
처음에 병원 입원 할 때 허락한 분에게 위임을 받아 와야 사망신고를 접수 할 수 있단다.
사무실로 돌라와 그 분의 환자 차트를 열람 해보니
가족관계도 어디에서 뭘 하다가 여기까지 온 것인지 도무지 몰라 원장님에게 말씀을 드리니
결국 원장님이 손수 작접 사망진단서와 함께 돌아가신 지 일년만에 사망신고를 한 적도 있었다.
처음엔 분명히 부모님의 따듯한 품 안에서 축복 받으며 태어난 목숨들이
간다고 하는 절차에 남의 손에 넘겨 질때까지 그 인생들이 처음엔 나에겐 엄청 큰 충격이었다.
살면서 가족에게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기에 죽어서도 용서 받지 못 할 죄를 지었는지 모르지만
사실 끝이 좋아야 처음부터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얼마 전 아는 지인이 급작스럽게 심장마비로 돌아 가셨다.
늘 보는 그 죽음들 사이에서 아는 분이 장례식장에서 환하게 웃는 영정사진을 볼 때
그 마음은 뭐라고 할까? 아무튼 젊을 땐 잘 올랐지만, 지금은 나보다 조금 일찍 떠나셨구나.
가는 순서 열지어야 차례대로 줄서야 꼭 아는 법도 아니건만.
자신있게 말 할 수 없고, 한다고 해도 말도 안되는 애기들일 것이다.
솔직히 내가 내일 어떻게 될 줄 알까싶고,
내일을 보장 해준다는 몇 억대의 보험을 들어도 안심하지 못하는 불안감에 늘 시달릴 것은 당연할 것이다.
좀 여유을 부리다면 나 죽으면 그래도 누가 찾아 와서 얼굴 한 번 보고
생각 해주는 것 그 자체가 참으로 귀하고 고마운 일이 될 것 같다.
아무도 기억 해주지 못하는 삶을 살았더라도 그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일찍 떠난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