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료를 준다고 메일이 왔다.
나는 그냥 그걸 읽었다.
또 두번째로 확인했다
나에게 준다는 그 원고료로
뭐 할 까
처음엔 밀린 전화요금을 낼까
아직 못 낸 건강보험료 고지서를 보고
그 걸 낼까
마당에 뒷 뜰 찔레꽃 향기가 그득하고
참새가 부지런히 감나무 가지 사이로
들락날락하고 낮잠을 자는 복순이 집에
찬란한 오월이 쨍하니 땅바닥이 뜨듯하다
전화요금이 한 달 밀려도
건강보험료 까짓거 한 달치 못내 두려워도
향기가 진하게 쓴 찔레꽃에게
수다 떠는 참새에게
늘 늘어지게 하품하는
우리집 개 복순이 사료나
사 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