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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같이 살집에 대한 이자부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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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625

살구꽃님 글보구 댓글 드립니다


BY 천정자 2010-03-28

울 엄마도 그래요

전화하시고 왜 넌 빨리 전화 안 받냐?

그 말씀에 전화 받고 있잖어? 대답하면

왜 넌 집에 전화 한 통화도 안 하냐? 늙은 에미가 꼭 전화해야 되냐? 이러시면

제 대답은 간단합니다.

" 엄마가 맨날 전화를 먼저 하잖어!"

성격도 급하셔서 말도 더듬어 가며 불같이 화를 내시는데

특히 며느리 흉 볼땐 더 심하십니다.

 

재가 만일 결혼을 안하고 지금까지 노처녀로 늙었으면 절대 모를 그 고부간의 갈등을

삼차전쟁을 치룬 큰 며느리로서 듣는 나에겐 하나 밖에 없는 올케의 흉을 전부

독점하고 있다시피 합니다.

울 엄마 딸인 나에게 실컷 흉보고 마직막 당부 말

" 니 절대 내가 이런 말 했다고 하지 마라 애들끼리  싸운다!"

 

나에겐 친정어머니이지만  동시에 남의 집 딸에게 시어머니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그 고부는 여전히 갈등이 주제인가 봅니다. 잠이 안온 다고 전화를 하시면서 또 며느리 흉 봅니다. 처음엔 듣기만 하는 저두 지겨웟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효도는  울엄마 왜 빨리 전회 안 받냐구 하는 전화받고 스토리 절대 변경없고 뻔한 막장 드라마 다시 재방송 보는 느낌으로 들어 줘야 한다는 운명적인 느낌이 팍 오는 것입니다.

 

저 울엄마가 흉보는 며느리한테 한 번도 울 엄마 애길 전한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그 애길 들어 줄 수 있는  딸노릇은 할 수 있어도

엄연히 남동생의 아내에게 이래라 저래라 간섭 할 수 있는  권리가 없는 시누이라는 자리만 확실하데요.

 

지금도 울 엄마 하루가 멀다하고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십니다.

그나마 전화를 못 받으면 그 다음날 추가로 한 이십분 며느리 흉이며 아들이 또 어디서 잘못해서 또 속상하다는 말을 들어줘야 전화 끊으며 하시는 말씀

" 야야 ..니 최서방에게 잘해라잉?"

 

울엄마도 나를 다른 집으로 시집 간 며느리인 줄 잘 아십니다.

그럼에도 그 속을 누가 다 들어줄까 싶고 말한들 말이 번져 탈나고 흡집 잡혀 어른체면 다 깍이는 경험 하신 분들 모르면 몰라도 참 많으실 겁니다.

 

전 지금도 울 엄마보고 며느리 흉 인제 그만 봐유 목구멍까지 올라오는데

딸이 둘도 아니고 나 하나 딸이니 또 어디 말동무라도 하나 만들어 드리고 거기에다 실컷 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할 수없이 듣고 또 들어 줄 수 밖에요.

하도 들어 이젠 제가 그 스토리 다 외웁니다.

제가 한 번 그 애길 했더니

" 야 야 내가 언제 그 말을 했었냐? 난 처음 한 것 같은디.."

 

어휴! 늘 하는 말을 새롭게 잘 하시는 울 엄마보고 저 참 걱정되네요..

천상 나도 늙어서 아들한테 할 수는 없고 나도 딸 하나 있는데 이 딸 나한테 뭐라고 할까 상상를 하니 웃으만 나옵니다.

 

살구꽃님  글 보니 댓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렇게 본문으로 옮겼어요.

같이 늙어가는 어머니 하시는 말씀 그냥 들어줘야 하나봅니다.

저는 울 엄마에게 아주 만만한 딸입니다 . 헤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