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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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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찾습니다


BY 천정자 2010-03-10

" 아휴!! 애가 어제 안들어왔어? 글쎄 이눔이 대체 어디로 간 건지 큰 일났어? 언니 나 어떡해?"

 

으이그 그러줄 알았다.

좀 작작 잡지 

맨날 학교에 가면 선생님들을 한 두 분 보냐구?

집에 돌아오면 내 후배는 가정교사 저리가라다.

우리끼리도 붙인 별명

" 국어선생님!"

 

원리원칙이야 법에서만 쓰는 것이고

도덕이야 교과서만 좔좔 외워도 별 탈이 없는 세상인데

이 후배는 자기 아들이 무슨 성인군자인지 알았나

요즘 초등학생도 만난지 몇 칠 됐나 따져 파티는  어느 피잣집에서 기념행사를 치루는데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난리더니

나중앤 그 여자애 부모에게 전화걸어 잘 관리하라고

찬찬히 잘 가르치고 왔단다.

 

잘 쓰는 전화번호를 아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바꿨더니

급기야 아들도 엄마에게 어떤 메시지도 없이 집에 안 들어온 것이다.

하필 봄이 왔다고  반갑게 인사를 하나 눈오고 비오는 날 집을 나갔으니

진짜 큰 일이 난 것이다.

 

" 애 나 갈때 아무말도 없었어?"

" 아파트 키도 없고 돈도 안갖고 전화만 가지고 갔는데 전화도 꺼져 있네?"

 

세상에 그렇게 착한 애가 나한테 이럴 줄 몰랐다?

다른자식은 몰라도 내 자식은 안 그럴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혹시 헤어진 여자친구가 꼬드겨서 집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을까?

요즘 애들은 도무지 옆에서 봐도 모르겠고 생각하면 더 머리가 아프다고 징징댄다.

애 엄마가  집 나간 아들보다 더 쇼크를 먹은 것 같았다.

 

그러게 애한테 한 번이라도 전화번호 바꾸는 거 의논을 하지 그랬어? 이 말 할려고 하다가 말았다.

만약에 그 말을 하면 우리의 국어 선생님 특유의 설명이 길어진다.

" 언니는 지금 그게 문제야? 이 눔이 어디있는 줄 모르는데?"

여자애들 만나고 공부도 못하고 이 다음에 대학가서 만나도 늦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한 가지 내가 살면서 느끼는 건 인연이라는 것이 그렇게 줄자를 대듯 딱부러지게 답이 없다.

때 마침 라디오에서 성폭력을 행사한 남자를 잡는다고 긴급수배를 하는 어나운서의 말이 들어온다.

 

" 야 ! 그래도 개는 다행이다. 여자가 아니니까?"

" 뭐?"

그러니까 그냥 기다려라..

내가 생각하는 것은 꼭 말을 하여 대화가 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제적이든 아니든 아이가 잠시 생각을 정리하거나 침묵을 하고 싶을 때

부모라고 무조건 다그쳐 찾으면 숨박꼭질처럼 아이는 숨는 것에 급급할 것이다.

 

"에구 그러니까 그냥 대충 봐주고 여유를 부려봐라 애들 그렇게 다그친다고 부모든 선생이든 알아주데?"

안 그래도 학교에서 학생주임선생님한테 시달리는디 집에가면 편안한 구석이 좀 틈이 있어야 엉덩이 비비고 좀 쉬면

애덜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가더라?"

 

"어머머! 언니 그런 걸 어디서 배웠어?"

에구구 누가 국어 선생님 아니릴까봐 ..나 원 참..

그나 저나 저렇게 바람 핑핑 불고 눈발이 오락가락하는디 집 나간 아들이 이 글보면 부탁하고 싶다.

"뭐니 뭐니 해도 부모그늘에서 살 때가 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