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 언니! 난 왜 애들아빠하고 싸우기만 하면 그 날이 금요일이야?
대한민국에 주말에도 법원이 근무하면 우린 벌써 헤어졌다구?
월요일날 되면 세상에 그걸 또 까먹구 일주일 살구, 또 금요일날 싸우다가
벌써 몇 년이 지나간거여 글쎄?
비오면 비온다고 문자오고, 이런 날 막걸리 한 잔 안하면 섭섭하다고 불러내고
아들 머리염색을 한 것을 개학하니까 학교에서 벌점 먹는다고 또 검정색으로 물들였다고
미장원에 돈 주고 오는 길이라고 전화질이고,
차에 바퀴에 바람 빠진 줄 모르고 끌고 다니다 남편한테 엄청 구살이 듣고
그렇다고 나에게 또 문자질이다.
"언니! 오늘이 금요일이네"
난 이 문자에 답장을 보낸다.
" 법원은 지금 쉬는 중이여!"
나도 남편과 싸우다가 경찰백차에 나란히 실려 간 적이 있는데
그 애길 언젠가 했더니
" 언니 그렇다고 형부를 신고했어? 세상에나.."
그러고 보니 살다가 사네 못사네 지지고 볶고 하다보니 주말에 법원이 쉰 덕분에
나는 여전히 지지고 볶는 중이다.
이 수다는 들어도 들어도 끝이 없다.
그럼에도 질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강한 중독성이 있다.
마약처럼 주사기에 맞지 않은 게 다행이고
도박하러 다나는 것 보다 백배 탁월한 선택이고
요즘 게임중독에 빠진 여러 백성들보다 살맛이 난다.
입으로 씹고 문자질에 그것도 모자라 다음에 또 만나자고 굳게 약속을 하다
세월 다 보내도 원없고 한 없다.
요즘 내 친구가 사랑에 빠졌단다.
늦은 사랑이네. 늦바람이네 말도 흉도 수근거리고 난리다.
어찌되었던 나랑은 아무관계가 없건만
내 머리통에서 안테나를 길게 빼어 궁금한 것은 반드시 캐고 마는 성질 덕에
어쩌다가 이 친구와 통화하게 되었다.
남의 사랑애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도 손해 없을 재미 난 수다인데
이 친구는 좀체 입이 무겁다.
하긴 그래서 여태 결혼도 못 한 건지 안 한건지 모르지만.
내가 전화해도 안 받는건지 부재중전화가 뜨면 전화 해주는 것도 예의인데
너무 심하게 사랑에 풍덩 빠졌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