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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안되도 잘 사는 세상이 있다


BY 천정자 2010-02-06

서점에 가면 재테크 비법. 빨리 부자되는 방법, 하다못해 시테크까지 아직 출판도 안된 경제서적이 엄청나다.

모두 돈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한 해, 아니면 몇 개년 계획에 십억모으기, 먗 년 만에 집사기 투자하는 방법등등 . 부자가 되면 모든 것이 다 만사형통이라는 유행이 만연하다.

 

나는 여기에 어떤 이의나 다른 제안은 하지 않는다.

단 아직 내가 어떤 책을 읽어도 부자가 되지 않아도 잘 사는 법이라든가.

부자가 되기 전에 배워야 할 배려라든가,

부자가 못 되어도 실패는 아니다 라든가 .

그런 책은 아직 없기에 

그냥 내가 한 번 하고 싶은 애길 하고자 한다.  

 

그동안 부자가 못 되어서 참 속상했다.

성질이 못되먹어서 그런가 자책도 해보고, 대한민국 평균 학력이 아니라서 연줄과 인맥이 짧아선가

괜히 잘 되는 남탓만 줄기차게 했고, 원래 가난한 부모님을 만난 것도 내 탓이 아닌 조상탓으로 돌리기도 모잘랐다. 핑계와 타박은 모두 나를 면책하기 위한 구실이 되니 얼마든지 사용해도 끝도 한도 없었다.

생각해보라? 평생 남 잘되는 것만 보고 난 왜 이래? 이런 상황을 몇 십년 했다면 그 만큼 시간낭비이고, 인생 도루묵이고 말짱 뜬구름 잡기만 했으니 억울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래서 내 생각에 딱 한 번만 생각을 하고 행동으로 옮겼다.

부자가 못 된 것이나 안 된 것이나. 엎어치나 메치나 결과는 똑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안한 것은 선택을 안 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평양감사도 내가 싫으면 안 한다는데.

그대로 대입을 하여 거기에다 부자감사도 내가 싫으면 그만이니 안하면 아무 상관이 없다.

 

이렇게 바꾸게 된 생각에 내 주위가 온통 핑크빛이 된 것이다.

부자가 안 되었으니 가난한 것도 아니다.

세상에 누가 가난한 사람 되고 싶어 된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나 하나 생각 하나 바꾸니 내 인생이 한가롭다.

굳이 얼른 얼른 부자 되기 위해서 잠 못자고 입을 것 못 입고 허리띠 졸라매는 일은 나중에 천천히 해도 괜찮았다. 덕분에 더 늘어나고 여유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한 템포 느려진 하루정도는 그냥 나를 위해서 충분하게 휴식을 취해줘도 남을 만치 시간에 쫒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돈을 벌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지금은 전쟁이 전혀 없는 때도 아니지만, 앞으로 전쟁보다 더 필요한 것이 평화로운 세상이라는 것이다.

무한경쟁이 도입되고 어려운 애기지만 신자유시대라고 하기도 하고 , 신자본이 지구를 점령한다고 미래학자들이 예언 하지만, 사실 쉽게 애기하자면 지금 사는 사람들은 자기가 번 돈 자기가 다 쓰고 가는 세대들이다.

자식에게 미리 줬다가 무시되고 홀대받는 노인네는 극히 드물어질 것이다. 앞으로는 통상 부자와 재벌들이 유산을 엄청난 재산을 남긴다고 애쓴다

 

부자가 안될 거라고 결심하니 좋은 게 하나 둘 아니다.

우선 잠이 잘 온다. 잠이 잘 온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눈뜨면 이른 아침에 뜨는 태양을

날마다 보고 느낀다. 날마다 태양의 얼굴은 다르다. 똑같은 태양, 변함없는 태양일 줄 알았는데. 어느날은 안개에  휩싸여 만만하게 오랫동안 쳐다봐도 눈이 편안하다. 어느 날은 비가 오니 태양이 안 보일 것 같더니 희끄므레하게 산 밑에 숨어 있는 빛을 본다.

부자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났을 땐 전혀 모르는 세계였다.

 

두 번째는 아이들과의 관계다.

우리나라는 교욱을 잘 받아야 부자가  된다고 철통같이 믿고 있다. 종교 이상으로 그 철통같은 믿음에 나도 한 때 신자처럼 아이들 닥달 했었다 공부를 잘해야 나중에  너 잘된다 이런 표어만 안 써 놨지. 묵시적으로 암시를 늘상 해대는 가정에서 나라고 애들 안 잡을 수 있겟는가? 부자가 되기 위해서 뭔들 못 하겠냐? 등등 하긴 지금생각해도 유치하기가 하늘끝은 몰라서 대지 못하겠고 울 동네보다 더 작게 유치했다.

아이가 어렸을 때 장난감  사러 가니 주인이 이 퍼즐  잘 맞추면 서울대 간데요? 그 말에 홀랑 넘어가 기 십만원 짜리를 겁도 없이 집어 오고, 다행이 돈이 없어서 못 보낸 학원이 어디 한 둘인가?

지금 생각해보니 일찍감치 애들한테도 선택의 자유를 준 것이기에 아직 애들 아프다는데도 없고 자식공부 대신 해달라고 한 적도 없는 것에 충분히 만족하게 되었다.

 

내가 사는 인생에  돈이나 땅이나 다이아몬드나 하다못해 명품으로 치장을 한다고 해도 전부나 대표가 될 수 없다.

그 전부가 될 수없는 것에 평생 돈만 벌다가 죽었다고 묘비명에 써 달라고 해도 좀 그렇지 않을까 싶다.

차라리 어쩌다가 살다보니 세상 한 번 왔다가 갔슴! 차라리 이게 훨 보기좋고 후세에 길이 길이 영구보존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오늘도 쓰는 만큼 돈을 번다. 내가 하루에 숨 쉬는 공기는 사지 않아도 되고, 요즘은 하도 고단백질이라서 두 끼니 이상 먹으면 비만이 걸릴 확률이 높으니 적게 먹게 된다. 더도 덜도 아닌 양은 참으로 아름답다. 부족한 듯 채워지는 소식은  내 퍙생 건강에 지렛대다. 이런 것은 값이 비싸지 않다. 즉 돈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하긴 비만에 걸려 병원 갈려면 또 뱡원비를 벌어야 하니 이중으로 고생이다. 무엇이든 예방은 돈이 별로 안든다.

 

 말만 잘하면 공짜로 준다는 헨드폰을 한 번 살까 말까 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요금에 부가에 단말기 값이 포함된 것이다. 그러니 사실 당장 돈은 안들어 가지만 몇 개월간의 약정기간으로 돈을 지급해야 한다. 이걸 알았으니 돈 쓰는 규모도 선듯 늘렸다 줄렸다 변덕은 안 부린다. 안한다는 것은 선택이다.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부자였으면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살 것 같은, 돈만 있으면 뭘 못 사겠냐는 가장 상투적인 생각이 잠시 멈추게 된다.

 

-곧이어 연재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