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이 삼일간 휴무라 일본 동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종사촌형을 만나러 일박이일 일본에 다녀왔다.
첫 해외여행이라고 큰이모가 이만엔을 줘서 왕복비행기값 오십여만원만 들었다.
갈아입을 옷도 안가지고 가면서 크로스백 하나만 달랑 메고 갔으므로 큰이모는 자기 아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한배낭 꾸려 큰애 편에 보냈다.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편으로 갔으므로 집근처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가볍게 다녀왔다.
도착하자마자 마중 나온 형이 가이드노릇을 잘해서 도쿄 랜드마크를 비롯해서 각종 맛집을 네군데나 들러서 알찬여행을 했나보다.
출발 전에 병원 식구들에게 선물은 안사올 것이므로 대신 맛있는 간식을 사놓고 갔단다.
정말 아무 것도 안 사오고 단종되었다는 조립식 피규어 하나만 달랑 사와서 열심히 조립했다.
어릴 때부터 일본만화나 드라마를 열심히 보더니 일본말을 일본유학한 사촌형보다 더 잘하므로 가서 일본말 써먹었냐고 물으니~
"일본사람이 제게 길을 묻길래 교통앱을 켜서 가르쳐 줬다."고 했다.
그걸 본 사촌형이 일본에서 살아도 언어상으로는 불편함이 없겠다고 했단다.
문제는 돌아와서였다.
우리집 밥에 문제가 있다는 거다.
진밥 좋아하는 애들아빠 위주로 밥을 해먹는데 일본에 가서 갓지은 윤기 좌르르 흐르는 쫀득한 아까바리 밥을 먹었으니 그동안 우리가 먹은 건 밥도 아니었다고 밥솥을 바꾸던가 쌀을 바꾸던가 무슨 수라도 써야한다는 거다.
결국 밥이 있음에도 나는 철원 오대미로 아들용 밥을 새로 지었다. ㅠ.ㅠ
새밥을 먹으면서
"역시 밥은 갓 지은 게 최고야 " 했다.
체형교정 필라테스도 거금들여서 끊어주고 병원비도 되주었지만 밑빠진독에 물붓기 생활습관이 잘못되서 쉬는날은 종일 자고 깨워서 차려줘야 지 입에 맞는 반찬 있어야 먹고
에휴 하도 아프다고 하니 그래도 먹으라고 해주기도 하지만 어떤때 제가 피곤해서 내비두면 굶거나 시리얼 먹거나 컵밥먹더군요
이십대에 허리도 나빠 위도 안좋아하면서 지통장에 돈모으는것만 좋은가봐요
그리 돈 모을 생각하면 월급 많이 받는 정규직을 다닐생각도 않고
어찌됐든 풍풍 명품 카드 할부로 끊고 카드대금 밀려서 신용불량 되는 젊은층보다야 났지만 속상한일이에요
한녀석도 이삼만원자리 배달음식으로 끼니 때우고있고 해놓은것 알아서 잘 챙겨먹기만 해도 좋겠어요
덕분에 남편만 입이 호강하며 잘먹네요
우리 자랄 때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요.
속이 터져도 뭐라했다가는 더 비뚫어질까봐 지 하고싶은대로 냅두는 편이예요.
자식이 애물단지지요.
일본많이가는것같습니다
부럽기도해요~
여러세상을보고오는것도나쁘지는않쵸~
결국 갓지은밥
일만 더늘은 셈이네요
아드님이 굉장히 실속 있고 배려심이 깊은 청년이라 제 입장에서는 너무 이쁘고 대견합니다.
제 아들도 한국에 한달 휴가 여행 오면서 단촐하게 챙겨 왔었는데
대부분 남자애들이 (?) 그런 경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일본 만화 게임 좋아 해서 어지간한 일어도 할 줄 아는 것도 비슷해요.ㅎㅎㅎ
일본 여행 다니면서 불편함 없이 충분했다는 거 보면 게임이든
만화든 반대 할 일은 아니라 생각 들어요.
그린님 글 읽으면서 멀리 사는 아들 생각이 많이 나네요.
큰애가 자랄 때는 매우 순종적이었는데 최근들어 자기주장이 강해져서 때로 귀찮기도 하지만 바람직하게 발전하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수시로 밥하게 생겼습니다.
일본에 처음가면 일본음식에 빠지게 되는것 같아요.. 감칠맛이 정말 좋고 편의점음식도 퀄리티가 있더라고요...
일본말까지 했으니 여행이 정말 신나고 재미있었을것 같아요
이모가 준 돈도 반만 쓰고 남은돈은 사촌형 주고왔대요.
부모들이 돈을 너무 아끼며 살다보니 요즘 아이들 같지 않아요.
작은아들은 버는대로 다 쓰는 편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