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이 가야 되겠다 나랑?"
" 어딜?"
" 계군이 죽었디여?"
" 뭐? 그 사람이 왜 죽어?"
일요일 아침에 주룩 주룩 비가 왔다.
토요릴 저녁에 어전지 별이 하나도 안 보이더니
이른 새벽부터 내리는 빗방울 소리에 겨울에 내리는 눈이 비로 바뀌어 내리나 생각햇다.
일요일 아침은 괜히 느리게 준비해도 괜찮을 것 같아
뜨듯한 엉덩이를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데워 나른히 늦잠을 잘까 싶었는데
난데없이 휴일날 전화 한통에 정신이 번쩍 났다.
우리 대한민국 남자들 오십대는 사실 산업의 역군이라고 뒤도 돌아 볼 겨를 없이
처자식 책임지고 나라경제 대들보나 다름없다고 한다. 사실 이런 상황은 많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할 것이다.
한 해에 대통령도 둘이나 서거 하시고 많은 사람들이 살다 지쳐 목숨 놓는 다사다난한 일년에
남편친구도 둘이나 보낸 것이다.
불현듯이 아직 장가 안 간 아들이 둘이나 있고
어머니도 내년이면 90이 되시는데.
장례식장에 들어서니 워낙 황망히 간 사람이 영정사진도 깜짝 놀란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우스개 소리도 잘 하고 서슴없이 남편보고 부랄친구라고 멀리서 보면 먼저 안겨 오던 친구였다.
감히 내가 오늘 살고 누군 오늘 죽고 남은 자들의 흘쩍거리는 눈물로도 모지릴만큼 이걸 어떡해 어떡해 사람 참
그렇게 쉽게 가냐구 따찐 다는것이 더 어이없었다.
장례식장에 온통 흰국화가 일렬로 서있었다.
부인을 보니 또 할 말이 없었다.
" 저기 어제까진 나랑 같이 있었는데.."
" 이 사람이 여길 왜 와있는 거야?"
" 어으 어으..아이고 나 어떡해?"
나를 안고 우는데..이렇게 사람 사는 게
가고 오고 나가는 순서가 너무하다.
아직 어머니에게 알리지 못했단다.
내가 말렸다. 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