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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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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아이


BY 천정자 2009-09-23

' 이 약을 먹으면 약간의 부작용이 있어요. 가령 머릿카락이 빠지거나 몸이 불어 살이 쪄요!"

" 예? 그럼 간질은 낫는데 비만이 걸린다구요?'

 

약 칠년 전이다. 어렸을 때부터 장기간 양약을 복용 한다는 것은 병을 치료하는 것은 하나고

그로 인해 많은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먼저하는 의사의 말에 나도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딸아이는 그 부작용을 그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테레비보다가도 뭉텅빠지는 머릿카락을 들고 나에게 들고 온다.

" 엄마? 나  왜이래?"

나는 아무 말도 어떤 대답도 못했었다

딸은 나 모르게 약을 버리고 어떤 때는 자기 가방에 쑤셔놓고는 거짓말을 했다.

약을 통째로 학교에서 잃어 버렸다고 했다.

그럴 때 마다 의사의 지시가 자꾸 생각났다.

" 약을 빠뜨리고 안 먹고 그럼 그만큼 복용기간이 더 늘어납니다. 그러니 관리를 잘 하셔야 합니다."

머릿털이 빠지더니 키는 나보다 작은데 몸무게는 육십키로를 훌쩍 넘어갔다.

부작용의 이 단계를 딸아이가 또 그대로 나타나니 약을 복용중단하고 당장 다시 병원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계속 복용하라고 할테니 딸이이를 데려 가지도 않았다.

이로 인해서 나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토록 원하는 약을 복용 중단하는 것과 식이요법을 적용해보자고 단단히 별렀다.

약은 안먹으면 그만이지만 식이요법은 딸이 이미 길들어진 음식들이다.

나 모르게 못 보는데서 맘껏 과자며 빵이며 군것질을 하니

키는 150cm인데 몸무게는 64kg이니 대책이 안 선다.

아무리 약의 부작용이라고 해도 결국 운동부족이 한 몫 햇을 것이고 

엄마의 게으른 주의가 또 거들었을 것이니, 나에게 책임을 당연히 물었다.

"엄마만 보면 신경질 나?"

" 왜? 또 왜그러는 건데?" 내가 바짝 민감하게 대답을 하니까

" 엄마는 왜 나보다 날씬한거야?"

별 별 일이 많은 세상인데 딸보다 더 날씬한 엄마때문에 신경질 난다는 딸의 말에 우두커니 쳐다 볼 수 밖에 없었다. 삼 년 전부터 입어 오던 청바지가 허벅지도 안 들어 간다고 새 바지를 사 달라고 하고 옷가게에 같이 가서 좀 이쁘다고 사이즈를 보면 자기 사이즈가 아니니 못 입는다고 그냥 나오는 딸 뒷모습을 보니 내가 더 허탈하였다.

자기 꾀로 어디서 들었는지 다이어트를 한다고 점심을 굶기 시작했단다. 나는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아이는 그게 더 오기가 되었나 보다. 한 번은 학교 담임 선생님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 제발 점심을 먹으라고 부탁 전화합니다. 아침도 될 수 있슴 잘 챙겨주시구요?"

그 전화를 받은 날 저녁에 나는 딸에게 특단의 다이어트 비법을 쓰자고 했다.

 

덧) 애기가 한 3부작으로 할 것 같네요. 현재도 진행중이라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