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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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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명


BY 천정자 2009-08-04

이름을 잘 지어야 오래 오래 살고 잘 산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집은 이름을 잘 짓지 못했나보다.

사람이름이야 몇 년 몇 달을 고민하고 짓지만 짐승이름이야 뭐 대수라고 고민을 할까 싶었다. 우리집에 같이 사는 고양이 이놈, 저놈, 고놈, 새끼인 참도 모두 어느날 한 날 모여서 음모를 꾸몄나 보다. 집단 가출을 한 것이다.

" 이 놈아? 밥먹어라 ?" 불러도 대답이 없다.

" 저놈도 어디 갔어?"

남편은 들어 올 것 같은 생각에 혹시 마룻밑에 숨어 잇을까 싶어 구석 구석 뒤져본다.

네 마리나 되는 놈들이 무슨 불만을 품었는가?

우리가 처신을 잘못해서 어디서 데모를 할려는 건지 모른다.

시내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아들이 주워 온 새끼고양이가 새로 온 줄 아나 보다.

집근처를 슬슬 살펴보고 돌아본다.

그렇다고 울 집 고양이 못 봤어요? 하지도 못하면서.

동네 개구쟁이 짓은 다하고 다녔기에 미운털이 박힌 그 놈들이다.

그래도 밥 때가 되면 돌아오던 녀석들인데.

교통사고도 비명횡사도 늘 다반사인 지금인데.

돌아오면 이름을 바꿔준다고 할까 싶다.

다시 대화를 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