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꼬엄마! 왜 나는 여기에 없어? 엉?
웬 사진을 들고 나에게 주면서 딸은 마구 따지네요.
보니 신혼 여행가서 남편과 해변에서 나란히 찍은 사진을 옛날 앨범에서 빼 온 것입니다.
" 엄마 아빠만 놀러가구? 왜 나만 쏙 빼먹냐고?"
순간 내 친구 딸이 생각 나데요.
결혼사진을 보고 가족사진에 나만 홀랑 뺐다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다구 하던데
그 때가 초딩학생 딸이 그랬다고 하더니 이제 중학생인 딸이 나에게 똑같이 그러니 그냥 웃음만 삐질 삐질 나옵니다.
" 너만 없냐? 오빠도 없구만? 잘 봐라? 오빠 있어? 없어?"
" 그러네! 피? 다음부터 다 같이 찍어야 되?"
지금은 방학인데 본인 말로는 방학이 아니랍니다.
" 이건 방학도 아니고 학교 다니는 것도 아녀?"
중3 이라고 싫어도 좋아도 보충학습을 받아야 한다고 하니
집에 와서 툴툴 댑니다.
요즘은 늘 그 노는 궁리만 하더니 기어히 방학이 되어도 학교에 간다는 것이 제일 싫을 때가 아침인가 봅니다.
" 똥꼬 마덜!내 대신 엄마가 학교 다니면 안 돼?"
이 놈의 딸내미가 어디 이상한 곳으로 여행갔었나 별 상상을 다 합니다.
나보고 중학생이 되어서 시험 볼 땐 대신 보고 운동회나 축제땐 자기가 가고 뭐 그런 되지도 않을 일들을 술술 잘 말 합니다.
" 으이그 이것아? 엄마도 학교 다니는 것이 젤 싫어서 대학도 안 갔다아?" 했더니
" 그럼 엄마 나도 대학 안 가도 사는 거여?"" 어째 대답이 아리송합니다.
대답을 하긴 해야 하는데. 헤헤 공부 못해서 못 갔다고 하면 좀 창피하고.
아침엔 차비를 줍니다.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500원은 시원한 아이스크림 사 먹을 거고 200원은 사탕 사먹을 거고 그리고 그리고 고개를 갸우뚱하네요..차비가 안 되나 봅니다.
" 엄마? 차비가 모잘라?"
어휴? 이 것아 누가 아이스크림 사먹을 것부터 계산하면 당연히 없지?
또 그 이상한 더하기를 여전히 잘 합니다. 나보고 1000원 더 달라네요. 그러면 300원이 남는다고 합니다. 거 참 아주 계산이 빠릅니다. 돈 쓸 때만.
산수에 더하기 빼기 하자고 하면 아주 골치가 아프답니다. 숫자가 두 세개 넘아가면 몇 백단위도 눈 크게 뜨고 뭐가 이렇게 길어? 하면서 그런데 어째 군것질 계산 할 때는 척척입니다.
뭔 이런 딸이 다 있데요? 나 원 참!
울 딸 머릿속엔 무슨 계산기가 따로 돌아 가나 봅니다.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