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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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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BY 천정자 2009-07-11

울 딸 때문에 요즘 참 바쁩니다.
병원에도 가야 하고 울 딸 친구들도 만나줘야 합니다.
왜냐구요? 헤헤
제가 울 딸 인기관리를 해 줍니다.

공부도 못하고 돈도 없고 얼굴도 못 생기고 거기다가 뭘  믿었는지
자신만만하게 뚱뚱합니다.
어휴~~~ 전 제가 낳은 딸 애길 설마 여기다가 흉 보는 것은 절대 모릅니다.


이 번에도 중간고사 결과가 역시나 꼴등입니다.
근디 좀 달라진 게 있다면 점수입니다.
모든 과목에 빵 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 엄마 엄마! 나 이번에 수학 7개 맞았다!"
이렇게 저에게 전화가 왔으니 저도 어휴 어휴.울 이쁜 딸아 수고 했다 수고 했어! 이렇게 축하 해줬지요. 객관식이라고 해도 맨날 0점이라고 당연히 꼴등이던 울 딸이 체육은 50점이랍니다. 흐흐..

근디유..이 딸내미 친구가 더 공부를 못합니다.
꼴찌가 바뀐겁니다.
아무나 못하는 자리를 어쩌다 바뀌었는데
" 아줌마 저 짜장면 사줘요?"
" 어? 그래 그래"
대답은 했지만 왜 하필 짜장이냐 못 물어 봤지요.
이 친구는 머리는 참 좋은데 얼마 전에 엄마 아빠가 이혼하고 할머니하고 같이 살더니 성격이 많이 변했습니다.
" 제가요 애 대신 꼴찌 한 번 했걸랑요? 근데요? 기분이 빵점이네요?"
요즘 애들은 말도 참 잘합니다. 울 딸 대신 꼴등을 했다고 딸과 함께 같이 나를 만나러 와서 짜장면도 먹고 그것도 조금 부족했나 봅니다. 탕수욱도 먹고 싶다네요. 이거 일등 턱이라면 모를까 꼴등했다고 짜장면에 탕수육에 다 사줬죠.헤헤

너무 속상해 하지 마라 다 그런 때가 있다. 희망을 잃지마라 등 그 탕수육 먹고 있는 애들 앞에서 이 말을 실컷 하려고 했는데 입이 안 떨어져요. 제가 어렸을 때 다른 어른들한테  그런 애길 듣고보니 너무 질리고 식상한 것들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저도 그런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데요.

지덜끼리 히히거리고 장난하고 그렇게 편안하게 맛있게 먹고 있는데 초를 치는거지요. 나도 그냥 헤헤거리고 핸드폰으로 두 놈 얼굴도 찍어주고 그것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같이 놀았습니다.
그래도 니덜은 앞으로 공부를 잘 해야 한다! 이렇게 잔소리도 하고 싶은데 그냥 꾸우욱 참느라 혼났습니다.
" 아줌마! 저 핸드폰 요금 못내서 전화가 안되요?"
" 왜?"
" 울 엄마한테 전화 한 번 해도 되요?"
내 핸드폰을 줬습니다.
신호는 가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나 아이 얼굴이 시무룩합니다.
그 대신 문자를 보내라고 했지요.
" 엄마 보고 시퍼. 목소리도 듣고 시퍼. 토요일에 꼭 와!"

그거 말고 또 할 말 있슴 문자로 보내라 했지요.
" 엄마! 나 짜잠면하고 탕수육 먹었다아 부럽지?"

역시 애들은 참 말을 잘 합니다. 울 딸 옆에서 겔겔겔 웃어요.
나 원 참  기집애가 웃음도 왜 그렇게 못생겼나 모르겠습니다.
이상  정자의 요즘 상황입니다. 헤헤